▲지난 3월 23일 오바마가 21일 미 하원의원을 통과한 새 건강보험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새 법안은 정식으로 발효되었다 ⓒWhite house |
개신교 지도자들이 지난 3월 21일에 있었던 역사적 건강보험 개혁안 통과를 미국 사회의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치로 치하했다.
통일 그리스도 교회(the United Church of Christ, UCC)의 수석 목사 겸 회장인 제프리 블랙(Geoffrey A. Black)은 "우리는 미국 시민들을 살리는 위한 최선의 방법에 투표해 현명한 결단을 내린 하원의원들의 용기와 비전, 리더십에 감사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법안 통과는 온 세계에 자비와 긍휼, 사랑이 미치는 하나님 나라를 더 앞당긴 조치다"라고 덧붙였다.
블랙은 이어 모든 UCC 멤버들의 기쁨을 전하며 "하원이 의원 자신들과 정치적 이해보다 수백만의 개인들과 아이들, 가족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건강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통과 보험사들의 차별적인 관행을 폐지하기 위해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미국 연합감리교 교회와사회국 짐 윙클러(Jim Winkler) 국장은 "수십 년 동안 우리 교회와사회국은 수천 명의 감리교인들과 함께 모든 미국인들을 위한 건강보험을 이루어내기 위해 일해 왔다"며 "이번 표결은 우리를 그러한 현실에 더 다가서게 했다"고 전했다.
건강보험 개혁과 관련해 지난 22일에는 미 NCC 성명서 발표도 있었다. 사무총장 마이클 키나몬 목사(Rev. Michael Kinnamon)는 "이번 조치는 사회적 약자들과 비보험자들, 수백만의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였다"고 밝혔다.
현지시각으로 21일 하원에서 법안이 가결됨에 따라 찬성 219표 대 반대 212표로 9380억 달러의 관련 예산안이 승인되었다. 평화의 이정표가 될 이번 법안은 건강 보험의 적용 범위를 3200만 명의 비보험자들로까지 확대시키게 되며, 기존병력(Pre-existing Condition)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보험 적용을 거부해온 보험사들의 관행을 금지시키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세금 인상을 통한 메디케어(노인 의료 보장제도)의 막대한 지출 부담 완화에 대해서도, 법안은 발효 후부터 첫 10년 동안 1420억 달러 규모의 연방 재정 적자 탕감을 예상하고 있다. 오바마는 이번 표결에 대해 "우리는 이 정부가 국민의 정부, 국민에 의한 정부이며, 국민을 위해 여전히 일하고 있는 정부라는 사실을 증명해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우리는 오늘밤 우리나라를 위한 역사를 만들어냈고 미국인들을 위한 진보를 일구어냈다는 사실에 커다란 겸허함과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반면, 많은 민주당원들이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있을 무렵, 공화당원들은 건강보험 개혁안의 통과를 법안 철회를 위한 새로운 싸움의 시작으로 여기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법안 통과 직후 미국 각지의 주 법무장관들로부터 모든 미국인들에게 건강 보험을 요구하는 법안의 합헌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12건의 위헌 소송이 제기됐다.
미네소타 주지사 팀 폴렌티(Tim Pawlenty)는 23일 ABC방송에 출연해 법안의 요구에 대해 "연방 정부가 시민 개인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강요한 전례 없는 무리수"라고 평했다. 폴렌티는 건강보험 법안을 철폐시키고자 하는 공화당의 생각을 거부한 채, 헌법 수호에 대해, 그리고 연방정부와 주정부 사이의 관계가 결코 하찮은 문제가 아님을 언급했다.
낙태 반대주의자들 역시 법안 반대 시위에 돌입하며, 낙태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을 금지하는 오바마의 행정명령에 기인한 약속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미국을 염려하는 여성들(Concerned Women for America)'의 CEO 페니 낸스(Penny Nance)는 성명을 통해 "오바마의 행정명령은 빈약한 약속이고, 기껏해야 낙태를 반대하는 민주당원인 바트 스투팍(Bart Stupak)과 같은 의원으로 하여금 법안에 표를 던지도록 하는데 좋은 방편일 뿐이다. 하지만 결국 이 허울 좋은 약속은 그것이 쓰인 종이 한 장 정도의 가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또 다른 공화당원들은 민주당원들이 법안 통과 당시 보여준 초당적 노력에 비해 공화당의 노력이 부족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 초고 작성자였던 데이빗 프럼(David Frum)은 22일 ABC방송의 굿 모닝 아메리카에서 21일의 표결을 공화당원들의 “워털루”라고 명명했다. 프럼은 "만약 당신이 이것만큼 중요한 무언가를 놓쳤다면 당신은 2010년에는 그래도 어떤 자리라도 꿰찰 수는 있을 것이다. 근사하다. 아마 2014년에는 그 자리마저 잃게 될 것이다. 이 법안은 여전히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영원히 거기에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프럼은 또한 건강보험 법안이 일으킨 극명한 분열상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우리 국민들이 보다 포괄적인 건강보험 시스템 하에서 이점들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는 사실을 곧 잊게 될 것이라는 모든 생각들"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공황 시대에 사회보장(Social Security)을 부르짖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당시의 "치열한 의회 토론(bruising debate in Congress)"을 떠올렸다. 프럼은 "사회보장이 법제화된 이후에도 예산 배정을 반대해 법안 통과를 막고자 의사를 방해했던 반대파 의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는 이 나라에서 사회보장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게 되었다. 건강보험을 더 많은 미국인들에게 적용시키는 일은 우리가 마땅히 해내야 할 정당하고도 도덕적인 과업이다. 우리가 건강보험 없는 삶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때가 도래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열린 새 건강보험 법안 서명식에서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역사적 건강보험 법안이 정식으로 발효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2012년 선거에서 민주당이 공화당에게 의석을 내어줄 경우 진통을 겪으며 통과된 건겅보험 개혁안이 철회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