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선교 포럼이 지난 5일 명동 청어람에서 ‘한국교회, 지방선거,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주제로 제 2차
사회선교포럼(공의정치실천연대, 교회개혁실천연대,성서한국 등)을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현행지방자치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주제로 김대호 소장(좋은정치포럼)과 ‘들꽃향린교회를 통해 보는 지역자치 참여사례’를 주제로 송무학 장로(들꽃향린교회 장로, 전 청와대 행정관)이 발제했다.
먼저 김대호 소장은 “현재의 지방자치제도는 1987년 체제 당시 중앙권력을 쥔 민정당 세력과 각기 튼실한 지역기반을 가지고 파당의 생태계 형성에 골몰하던 3김세력 간의 투쟁과 타협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행 지방자치제도에 대해 행정 서비스 경쟁이 없는 지방자치”고도 말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들 간에 행정서비스 경쟁이 별로 치열하지 않게 된 것은 지자체간 경쟁의 결과에 따른 상벌이 뚜렷하지 않은 측면도 있지만, 그 못지않게 서비스 경쟁의 키를 쥔 교육, 치안 관련 자치권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고, 또 이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는 자치 역량이 미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현재 한국의 지방자치제도는 양대 정당에 의한 지역 독점도 문제지만 그 못지않게 지역토호들에 의한 독점이 심각하다고도 했다. 후진적인 지방정치에 대해 날카롭게 시시비비할 지방언론도 별로 없고, 그렇다고 해서 지방정부의 부정, 비리, 무능을 감시할 시민사회가 형성된 곳도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사람 내지 세력이라면 기본적으로 현재의 지방자치제도와 선거제도에 누적된 모순과 부조리를 직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치와 비전과 정책을 가져야 한다”면서 “선거 때만 반짝하는 ‘떴다방’식 정치결사로는 결코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새로운 정치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정확한 현실 인식이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20년을 돌아볼 때 기독교가 그 어떤 종교보다 위대한 성공을 거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땅이 결여한 새로운 문명을 가지고 왔으며 수많은 목회자와 기업가들을 먹여 살릴 수 있는 풍성한 기독교 생태계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라면서 “이는 새로운 정치에도 이 정신이 그대로 적용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송무학 장로가 교회의 지역사회 참여 활동에 관해 발제했다. 그는 이날 들꽃향린교회의 모 교회인 ‘강남향린교회’의 지역사회선교, 지역자치 참여의 사례들을 포함해서 발표했다.
강남향린교회의 지역사회 참여는 1993년 교회 창립 직후 수서지역의 영구임대 주택단지에서의 활동으로 시작됐으나 처음부터 성공적으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정부가 계획했다가 중단된 경륜장을 올림픽 공원 내에 다시 건설하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사행성을 조장하는 경륜장이 지역에 들어서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 교인들은 반대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송 장로는 “강남향린교회는 시민들과 연합해 ‘경륜장 반대 시민모임’을 결성한 후 경륜장 반대운동 과정에서 강남향린교회는 지역사회문제를 교회의 문제로 인식하고 끌어안는 훈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었다”고 했다.
송 장로는 이어 강남향린교회가 지역사회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은 1999년 1월 발생한 장지동 화훼마을 화재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화훼마을은 인근지역이 올림픽 마을로 개발되면서 세 들어 살던 영세세입자들이 외곽에 방치돼 있던 화훼시설 비닐하우스 단지에 한겨울 발생한 화재로 117가구 400여명의 주민이 길거리로 나앉게 됐다. 이후 NCCK 주최로 기도회와 평화행진이 열리고 언론이 관심이 높아지자 마침내 6개월이 지나 민간의 지원으로 화훼마을이 복구되었다.
송 장로는 이어 강남향린교회와 들꽃향린교회의 지역사회 참여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교회가 이해하고 있는 지역의 개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 장로는 두 교회에게 있어 지역이란 물리적 공간에 구애 받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란 넓게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웃이 살아가고 있는 모든 곳으로 자연과 사회를 포괄해 교회가 선교의 사명을 펼쳐 나가는 모든 곳이라고 설명했다.
송 장로는 마지막으로 교회가 효과적으로 지역사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그 소명과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를 위해 목회자와 교인 모두가 충분히 토론하고 공감해 지역사회 참여의 의미와 필요성을 교회의 핵심적인 선교 방향으로 세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장로는 또 “목회자가 앞장서지 않으면 교인들이 참여를 이끌어내고 지속적으로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목회자의 실천 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덧붙여 지역사회를 조사해 주민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집행력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참여 활동을 전문적으로 고민하고 기획하는 전담부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