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성공회대 채플에 나타난 불교 스님

   ▲기독교대학인 성공회대학교는 7일 채플에 지월 스님(불교 조계종)을 연사로 초청했다. ⓒ이지수 기자

기독교대학인 성공회대학교 채플에 불교 스님이 나타났다. 4월 7일 부활주간에 열린 성공회대 채플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지월스님(심곡암 부주지, 42세)이 강사로 초청됐다. 성공회대는 건전한 종교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학기마다 불교, 천도교, 이슬람교 등 타 종교 지도자들을 연사로 초청해오고 있다.

지월스님은 이날 낮 12시와 1시 두 차례에 걸쳐서 강의했다. 진행은 이정구 신부(교목실장)가 맡았다. 그는 개회 기도에서 “주님은 사람들에게 많은 종교를 허락해주셨습니다. 그들이 언제나 한 형제로서 연합하게 하소서”라고 기도한 후 “모두 ‘합장’으로 인사해 주세요”라고 학생들에게 주문했다. 합장은 두 손바닥을 합하여 마음이 한결같음을 나타내는 불교식 예법이다.

지월스님은 “학생들이 불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번 강의를 통해 불교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다.

‘비움’을 주제로 강연한 그는 “불교는 비움의 종교로서, 사람들에게 세상을 바꾸라고 가르치기보다는 먼저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내려놓으라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또 자아를 버려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불교의 가르침을 설명하며 “여러분이 지금 고통스럽고 짜증스럽다면 ‘나’를 버리지 못하고 무언가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행복해지는 확실한 길이 있다면 찾아갈 용기가 있나?”고 묻고 학생들이 ‘예’라고 답하자 “불교의 가르침 속에 행복의 길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마쳤다.

이번 채플은 신학과 학생들이 아닌 일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열린 때문인지 다소 산만한 분위기 가운데 진행되었으나, 강연 중간 ‘자비심을 키우는 명상’을 할 때는 학생들도 관심을 갖고 명상에 참여했다.

김모아 학생(일어일본학과 2년)은 “인간관계에도 자비심이 필요하다는 가르침을 얻고 간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채플을 주관한 성공회대 교목실의 조정기 신부는 “타 종교인들의 종교 강의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 학생들에게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본다”며 “여건상 이런 모임을 자주 갖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많고 다양한 종교인들을 모시고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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