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계에 에큐메니컬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 진보와 보수를 망라한 신학자들이 모여 초교파 신학단체인 한국신학재단(이사장 장현승)을 창립한 것이다. 한국신학재단은 9일 오전 11시 서울 감리교신학대학교(총장 김홍기 박사)에서 창립대회와 한국신학 심포지움을 개최했다.
한국신학재단은 한국교회의 신학이 교단적 특성에 매여 창조적 발전을 거듭하지 못하는 현실 가운데, 교단을 초월한 자유로운 신학적 교류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창립됐다. 신학재단에는 김학철 교수(연세대), 서창원 교수(감신대), 이신건 교수(서울신대), 윤철호 교수(장신대)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 등이 뜻을 함께했다.
이날 신학재단 창립을 축하하며 김홍기 총장(감신대학교), 강용규 목사(기장, 한신교회), 김영한 교수(숭실대학교), 김용해 교수(서강대학교 신대원장), 이승영 목사(예장통합, 새벽교회),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 최종진 교수(서울신대)가 축사했다.
축사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목회를 통해 항상 느끼는 것은 신앙운동에는 반드시 신학적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신학이 있어야 올바른 신앙이 있을 수 있다. 이 재단이 한국교회의 신앙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신학적 틀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한 박사(숭실대)는 “신학자들이 미국에서는 자유롭게 신학을 교류하다가도 한국에 들어오면 교단에 얽매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교단을 넘어 성경에 입각한 공공적 담론을 형성하는 것에서 이번 창립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창립대회 후 오후 2시부터 ‘한국신학심포지움’이 열렸다. 심포지움에서는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가 ‘신학담론 형성 및 유통의 한국적 현실과 과제’를, 전영호 교수(Saint Paul School of Theology)가 ‘한국적 기독교 신학을 위한 방법론적 고찰’을, 장윤재 교수(이화여대)가 ‘신자유주의 세계화 속에서 한국신학의 지형과 진로’를 각각 발제했다.
한국신학심포지움은 1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같은 장소에서 두번 째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이정배 교수(감신대)가 ‘제3세대 토착화론-다문화 사회에서의 민족/탈민족의 문제’를, 김회권 교수(숭실대)가 ‘역대기서의 민족화해 신학’을, 권진관 교수(성공회대)가 ‘중진국 상황에서 민중신학하기’를 발제한다. 발제 후에는 종합 토론 시간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국신학재단은 앞으로 한국의 신학자들은 물론 해외의 신학자들을 초청해 학술대회를 열고, 장학사업과 출판사업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