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아침 : 기독교노인문화로의 출발> ㅣ 홍성사 ㅣ 크리스타 개블러-카인들 지음, 배명자 옮김 ㅣ 총 303쪽 ㅣ 1만 4천원
사회가 점점 고령화되면서 교회에서도 ‘노인 사역’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신간 <여성의 아침>은 ‘노인들의 대화 모임’을 노인사역의 하나의 모델로 제시한다.
스위스의 여성목회자인 크리스타 개블러-카인들(Gabler-Kaindl)은 ‘여성의 아침’이라는 이름의 여성 노인 모임을 3년 동안 열었다. 한 달에 한번 아침 2시간 동안 노인들 10여 명은 시내의 한 고풍스러운 건물에 모여 ‘노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주제로 대화했다.
‘언제부터 나는 노인인가?’라는 소주제에서 노인들은 “우리가 얼마나 늙었는지는 스스로 정하는 겁니다” “가족 안에서 우리는 할머니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노인’ 대신 ‘성숙한 여성’이라는 표현은 어떨까요?”라며 나이듦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원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신앙 체험’을 소주제로 진행된 모임에서는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끊어지자 신앙에 대한 회의가 들더군요” “신앙에 대해 비판적으로 변했습니다. 더 이상 교회와 신앙은 동의어가 아닙니다”라며 신앙에 대한 다양한 수준을 드러낸다. 대화가 끝나면 ‘문제 해결법’을 모색하기 위해 토론을 펼친다. 또 대화의 시간은 친교의 시간, 결단의 시간이기도 하다. 노인들은 친구, 배우자, 실망과 좌절, 신앙과 영성 등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대화했다.
저자는 이 대화 모임을 노인 사역의 하나의 모델로 제시한다. 비록 여타의 강좌 프로그램보다 교육적 성격은 약하지만, 저자는 “’여성의 아침’에 참여한 여성들은 교육에 특별한 관심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신 그들은 ‘발언’ 하기를 원했다. “‘여성의 아침’에서 노인들은 자신들의 노년기가 어떠한지를 말했습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스스로의 결정에 따라 노년기를 살아갈 용기를 냈습니다.”
저자는 교회에서 노인 사역하는 사람들에게 노인들의 ‘자주성’을 간과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간과할 경우 “교회의 노인 교육은 노인들의 잠재된 의미를 과소평가한다는 지적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 노인들에게 발언권을 주라며 “만약 노인들이 발언권을 갖지 못한다면 이와 같은 과소평가의 위험은 교회를 넘어 사회 전체로 퍼질 것”이라고 한다.
그는 한때 노인들을 대상으로 갖가지 강좌를 열어 노인들이 사회의 주변인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노력했지만, “한 발짝 뒤로 물러서서” 생각해보니 일방적인 강좌의 한계가 보였다. 책에는 ‘아침의 여성’ 모임의 구체적인 대화내용과 함께 노인 사역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 그리고 노인 대화 모임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가 제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