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한기총 ‘8.15 대회’ 공동 준비하기로

“집회 정치적 색깔 우려” VS “우리가 반 정부 세력인가”

  ▲22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NCCK 실행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얼마 전 한기총이 제안한 <8.15 한국교회대성회> 공동 준비 안건이 통과됐다. ⓒ김정현 기자

<8.15 한국교회대성회>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NCCK)가 공동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NCCK는 22일 오후 2시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제58회 2차 실행위원회에서 이 같이 결정한 뒤 NCCK 권오성 총무와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가 준비위원회를 구성토록 했다.

한기총은 지난 3월 8일 <8.15 한국교회대성회>의 공동 주최를 NCCK에 요청했다. 이에 앞서 2월 22일에 NCCK를 방문한 이광선 한기총 대표회장은 "한일합방을 비롯해 6.15, 8.15 등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올해 교회가 하나 되는 일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며 "함께 하고 있는 부활절 연합예배와 함께 한기총이 기획하고 있는 8.15 대집회에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었다.

이에 권오성 총무는 "제안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받아들이고, 이 제안에 대해서는 실행위원회 등 절차를 거쳐 논의해 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NCCK 권오성 총무에 따르면, 한기총 교회일치위원회와 NCCK 교회일치와 종교간 대화위원회 양측은 지난달 말 첫 실무자 모임을 가졌다. 권 총무는 이 모임에서 “8.15 한국교회대성회 공동 주최 요청에 대해서는 대형집회를 치르는데만 목적이 있어서는 곤란하며, 에큐메니컬 운동의 정신을 담보하는 방향으로 추진이 가능한지 요청측과 합의하고, 그 결과를 실행위원회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기총측은 이 같은 NCCK측의 입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행사를 공동주최 형식이 아닌 ‘부활절예배 준비위원회’와 같은 형식으로 한기총-NCCK 양측의 인사들이 참여하는 별도의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최근까지 양측이 논의한 내용을 정리해 권오성 총무는 이날 실행위원회에 그와 교회일치와 종교간대위원회 위원장의 명의로 건의안을 올렸다. 합의된 내용에 따라 <8.15 한국교회대성회>의 공동 준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NCCK 실행위원들은 이 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지만, 집회의 성격과 내용 면을 두고서는 약간의 의견 충돌을 보였다. 한기총이 주최하고자 하는 <8.15 한국교회대성회>가 현 정권을 옹호하는 정치적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지 않느냐는 우려였다.

실행위원 배태진 목사(기장 총무)는 "연합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이라는 취지를 놓고 볼 때는 좋은데 이번 8.15 집회가 현 정권에 면죄부를 주는 방식으로 가고, 만약 거기에 NCCK가 참여하게 되면 NCCK의 예언자적 전통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또 다른 위원은 "우리가 현 정부의 반대 세력은 아니지 않느냐"며 "8.15 해방은 정치적 사건이기 때문에 비정치적일 수 없다. 다만 8.15 정신이 제대로 구현되는 집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한기총측에)요청해야 한다"고 했다

사회를 맡은 전병호 NCCK 회장은 "한국의 자유와 평화, 평등을 바라는 뜻을 가지고, 비정치적인 대회를 할 수 있도록 조직위원회 위원들이 힘써달라"고 했다. 이어 "총무가 조사위원회에 참여해 (집회의 정치적 색깔 등)균형을 잡는 것으로 하고 동의한다"는 실행위원 전병금 목사(강남교회)의 동의와 다른 위원의 제청이 있었고, 전병호 회장은  NCCK측 조직위원회에 권오성 총무를 넣자는 ‘안전 장치’를 한 뒤에야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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