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기업에 요구되고 있는 ‘사회적 책임’(SRㆍ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가치는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 국제표준인 ISO 26000을 만드는 단계에 이르렀다.
올 10월쯤 세계 91개국의 동의로 발효될 ISO 26000은 기업뿐 아니라 정부, 비정부기구, 노동조합, 비영리단체 등 각종 사회조직에 포괄적으로 적용된다. 의무 사항이 아닌 권고 사항이지만 기업의 경우 따르지 않으면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는 국제표준이다.
개신교 사회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우창록)이 ISO 26000을 한국교회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오는 발표한다고 21일 밝혔다.
기윤실 양세진 사무총장은 “ISO 26000은 기업에서도 아직은 준비가 미흡한 단계인데다가 영적인 공동체인 교회를 계량화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한국교회가 세상의 조롱거리가 아닌 희망과 신뢰의 근거가 되려면 이런 노력은 의미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형 ISO 26000 가이드라인은 ▲교회별 비전과 리더십 ▲조직 운영 ▲사회적 책임 ▲성도의 삶 등의 분야로 구분돼 제작된다. 예를 들어 ‘조직 운영’ 부문에서는 교회별로 출석 교인 수와 운영성과 등을 교회 안팎에 정확하게 보고하는지, 예결산 내용을 교인에게 공개하는 지 등을 점검한다. ‘사회적 책임’ 부문은 쓰레기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는지, 지역주민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지, 사회구제헌금을 적정 수준으로 내고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양세진 사무총장은 “교회들이 반드시 이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할 의무는 없지만, 5리를 같이 가자하면 10리를 같이 가라는 성경 말씀처럼 교회들은 당연히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면서 그보다 더한 책임을 질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을 맡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 표준 가이드라인 개발위원회’에는 위원장에 양용희 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비롯해 황상규 ISO 26000 한국위원회 대표, 박병옥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총장, 황호찬 세종대 경영대학원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9~10월에는 공청회를 열어 주요 교단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11월쯤 표준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