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한국조직신학회, '신학과 과학' 주제로 전국대회 개최

서창원 회장 "현대과학 쏟아내는 정보에 신학 응답해야"

   ▲천체물리학자인 최승언 교수(서울대)가 주제강연을 맡았다. 뒤로 보이는 블랙홀 상상도는 예수의 부활 사건
   을 유추하는 자료로 사용됐다. ⓒ이지수 기자

한국의 대표적인 조직신학자 모임인 한국조직신학회가 24일 호서대학교 천안캠퍼스에서 '신학과 과학'(Theology and Science)를 주제로 제5회 전국대회를 열었다.

개회예배에서 서창원 회장은 "현대 과학이 쏟아내는 정보에 신학이 응답해야 할 때"라고 이번 주제 선정의 배경을 밝혔다. 서 회장은 "현대 과학은 화학과 물리학같은 기존의 자연과학 분야를 넘어 뇌과학, 인지과학 등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과학 정보를 쏟아내고 있는 중"이라며 "이로써 우리는 현대 과학과 기독교 신학의 올바른 관계를 정립하는 새로운 신학적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안타깝게도 창조론과 진화론이 양립할 수 없다는 오해처럼 아직도 신학과 과학은 대립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신학은 '과학주의(자연과학이 유일한 참된 지식이라는 주장)'의 절대성을 극복하기 위해 과학과 통섭의 관계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제강연자로는 자연과학자가 초대됐다. 최승언 서울대 교수(한국지구과학회 차기 회장)는 <천문학 내용으로 변증을 시도한 성경 안의 진리>에서 블랙홀의 존재를 믿는 과학에서의 인식 방법을 이용해 예수의 부활을 변증하고, 천문연대기 방법을 이용하여 마태복음 2장에 나오는 '메시아의 별'의 정체를 분석했다.

   ▲한국조직신학회 제 5회 전국대회 ⓒ이지수 기자

그는 "블랙홀의 존재를 직접 관측을 통해서는 알 수는 없지만, 블랙홀이 존재해야만 나타날 수 있는 천문현상을 관측하는 것을 통해 '블랙홀이 확실히 존재한다'고 천문학자들은 유추한다"며 이같은 인식 방법을 통해 자신은 예수의 부활을 믿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예수의 부활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지난 2천년 동안 전 세계에 예수의 복음이 전파된 것을 보며 '예수의 부활이 있었기에 이러한 행전(Acts)이 가능했다'고 유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태복음 2장에서 동방박사가 따라갔다는 '메시아의 별'은 기원전 7년 11월에 목성과 토성이 서로 겹쳐져서 역행운동과 유(留)현상을 보인 자연적 현상이라고 행성 위치를 계산하는 수학 프로그램을 통해 추측했다. 또 예수의 탄생 시기는 헤롯대왕이 죽은 기원전 4년보다 빠른 기원전 6년이라고 일부에서 추측하는데 "기원전 7년 11월은 기원전 6년과 가깝기에 이 시기가 바로 예수의 탄생시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명 불가능한 부활을 애써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증명하려하지 않고 '인식 방법'을 사용하여 추론하는 등 철학성과 합리성을 띈 그의 연구는, 성서의 무오성을 입증하기 위해 과학적으로 무리수를 두는 창조과학회와 차별된다는 점에서 일부 신학자들로부터 동의를 얻었다. 서창원 회장은 "신학과 과학을 공명시키는 연구였다"고 말했다.

최승언 교수는 신앙을 변증하기 위해 비과학을 주장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며 "창조과학회의 연구물들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이대로 가다간 창조과학회가 한국교회에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친 과학주의의 또한 경계해야 한다며 "과학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 신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한 고찰을 담은 논문으로는 <칼뱅의 과학 이해>(최윤배), <자연과학과 신학의 대화에 관한 신학적·비판적 접근>(이용주), <무(無)의 몸으로서의 페미니스트 노마돌로지 : 신학과 과학, 신비의 근원과 탈 영토화된 몸 안에서 만나다>(김화영) 등이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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