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진보 개신교 1천명 “4대강을 지키자” 연합예배 개최

시위 행렬 꾸려 시청광장서 천안함 희생자 추모기도회도

 
  ▲4대강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제창하고 있는 예배 참석자들 ⓒ김태양 기자


‘4대강 사업 반대’를 외쳐온 진보 개신교계가 일치 단결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29일 오후 2시 대한성공회 주교좌 대성당에서 '생명의강지키기 기독교행동'이 발안하고 준비한 <4대강 지키기 연합예배>가 열렸다. 예배에 참여한 교단(연합체)은 NCCK와 기장, 기감, 성공회였다.

이날 말씀의 예전 순서에서 봉독된 성서 구절은 각각 창세기 1장 20~22절 말씀과 로마서 8장 19~22절 말씀으로, 신약과 구약 성서에서 피조 세계와 관련된 부분이 각각 발췌되어 낭독되었다. 또한 마가복음 4장 21~23절을 낭독해 "감추어 둔 것은 나나타기 마련"이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

설교를 전한 기장 총회장 김현배 목사는 하나님의 뜻은 창조질서를 보존하고 생명이 살도록 하는 것인 반면 장로 대통령인 이명박을 수반으로 하는 현 정부가 그 뜻을 모른 채 생태계를 파괴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참여한 예배자들을 향해 하나님의 선물인 자연을 포함하여 사회와 역사에 대해서도 무관심했던 과거를 참회하고 피조물이 고대하는 하나님의 자녀된 사명을 다시 한 번 다짐할 것을 촉구했다. 또,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우리가 그의 대리자의 역할을 감당하며 자연 살리기에 앞장서야 함을 역설했다.

중보기도의 예전 순서에서는 NCCK 생명윤리위원회의 박찬웅 목사(복음교회)가 처음으로 '창조세계에 가한 폭력을 참회하는' 기도를 드렸고, 기장 교회와사회위원장 전병생 목사는 '강도만난 4대강 지키기 위하여'를 기도제목으로 4대강 사업과 함께 현 정부에 거센 비난을 쏟아냈다. 김연심 목사(광주발산교회)는 '생명평화 세상의 도래를 위하여'란 제목으로 기도했다.

성만찬의 예전에서는 1천 명이 넘는 예배자들로 인해 시간이 다소 지체되기도 했다.

기감 전 감독회장 신경하 감독이 집전한 파송 예전은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김근상 주교의 축도로 마쳤고 이어서 '4대강 개발 사업을 반대하는 신앙선언'이 선포됐다. 구교형 목사(성서한국 사무총장)와 형미숙 집사(정의평화기독인연대)는 4대강 관련 공사를 즉각 중단하고, 이미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민주적 절차와 논의를 거쳐 국민적인 합의를 만들어내라고 했다. 아울러 진정한 의미에서 4대강이 생명의 강이 되게 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진보 개신교계의 각 대표들로 이루어진 시위 대표단 뒤에 이어진 예배 참석자들의 긴 행렬 ⓒ김태양 기자

폐회 후 예배에 참석했던 각 교단 대표들과 관계자들은 시위 행렬을 구성, 천안함 희생자 추모기도회를 갖기 위해 시청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제지가 있었으나 대표단이 시위의 평화적 성격을 전달해 충돌은 없었다. 추모기도회는 천안함 46용사 합동분향소가 설치되어 있는 구 서울시청 후면 광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날 연합예배는 보수 개신교 교단의 참여를 찾아볼 수 없어 반쪽짜리 집회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지난 4월 4일 같은 장소인 시청 광장에서 한기총과 NCCK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드린 바 있으나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상반된 견해를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그동안 한기총은 침묵했고, NCCK는 거센 반대를 외쳤다. 

또 한편, 이날 연합예배가 반쪽이나마 개신교계의 소신 있는 목소리를 규합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며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톨릭과 불교에 비해선 개신교계가 지니고 있는 뿌리 깊은 분열상을 드러낸 자리였다고 평가된다. 앞으로 ‘4대강 사업’에의 영향력 행사는 보수 개신교계의 참여 여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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