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전통 복장인 부르카를 입고 있는 무슬림 여성들 ⓒYouTube |
벨기에 하원이 지난 달 29일 공공장소에서 부르카(Burqa, 여성의 얼굴과 몸을 가리는 베일 형태의 이슬람 전통 의상)착용을 금지하는 연방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에서도 대부분의 의원들이 찬성하고 있어서 조만간 벨기에는 무슬림 전통 복장 금지 법안을 최초로 제정한 유럽 국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표결은 2명의 기권을 포함하여 136대 0으로 가결되었다. 공식 성명은 금지법안 제출 이유로 사회안전과 공중도덕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28일에는 인권단체 국제 엠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벨기에의 부르카 금지 법안에 대한 성명을 발표해 해당 법안이 국제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국제 엠네스티 임시사무총장인 클라우디오 코르동(Claudio Cordone)은 "(무슬림 여성들의) 베일을 금지시키는 이 법안은 베일을 착용함으로써 자신들의 정체성과 신념을 표현하고 있는 일부 (무슬림)여성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조치다"라고 말했다.
"또한 벨기에 당국은 부르카를 착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무슬림) 여성들이 어떤 강압이나 괴로움 혹은 차별대우에 의해서 그렇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벨기에의 이번 법안은 이슬람의 문화적 영향에 직면한 많은 유럽 국가들의 점증하는 어려움이 반영된 사례로 평가된다. 상당수의 유럽 국가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정체성이 이슬람에 침식당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2009년 11월, 스위스는 자국 내에 모스크(이슬람 사원)의 첨탑인 미나렛(minaret) 건립 금지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비슷한 논란이 독일에서도 뒤따랐다.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대통령도 최근 부르카 반대 캠페인에 공공연히 동참하고 있다. 그는 "(부르카를)환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합헌성 여부를 따지는 논쟁이 법안 제정을 지연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유럽에는 현재 전체 유럽인구의 7퍼센트에 이르는 약 5천3백만 명의 무슬림이 있다. 유럽연합(EU)은 이전부터 터키를 구성원으로 받아들일지 고심하고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유럽의 무슬림 인구는 거의 7천6백만 명으로 늘어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