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영 한신대 신대원장 ⓒ베리타스 DB |
강성영 교수(한신대 신대원장)가 신학의 라이벌로 ‘광고’(ad)를 꼽았다. 3일 NCCK 선교훈련원이 주최한 공개신학강좌에서 강 교수는 ‘시장과 종교’라는 제목으로 강연하며 “현대 소비사회에서 광고와 신학은 경쟁적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자본주의가 ‘종교화(化)’ 되면서 기독교를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은 이미 일반화되기까지 한 것이나, 강 교수는 자본주의⇒광고, 종교⇒신학으로 그 범위를 좀더 구체화한 점이 다르다.
광고는 신학보다 힘이 세다
그가 보기에 광고는 신학보다 힘이 세다. 광고는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양산하는 것을 통해 “자본주의의 신화를 생산하고, 대중의 생각을 사로잡고, 소비욕구를 조작한다.” 거기서 모자라 “대중의 소비 ‘행동’을 교육시킨다.”
반면에 신학은 대중에게 다가가 소통하려고 하기는커녕 “난해하고 지루한 의미소들의 집합만을 양산할 뿐, 거룩함의 약호(code)와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지 못하다.” 전통적으로 예배 같은 의식(ritual)이 초월적 실재를 비주얼한 경험으로 인식하게 하는 통로 역할을 했으나, 이 또한 광고의 상징 가공과 전달력에 못 미친다.
강 교수는 “물론 이 둘을 단순하게 비교하여 그 우위를 말할 수 없을 것이다”면서도 “멀티미디어의 등장과 새로운 미디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광고와 신학간의 ‘전달과 수용’ 능력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트렌드를 잘 파악한 가톨릭은…
강 교수는 가톨릭교회로부터 배울 게 있다고 했다. 최근에 한국 가톨릭교회가 엄청난 수적 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마치 광고업자가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여 그에 걸맞는 상품을 내놓듯이 가톨릭교회가 “트렌드 파악 / 브랜드 가치 창출 / 감성, 영성 마케팅 ⇒ 부흥으로 이어지는 대중화 과정을 겪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강 교수는 “가톨릭의 성공과 개신교의 침체는 브랜드 가치 면에서 가톨릭은 급상승하고 개신교는 하락한 점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영성 마케팅이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영성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강 교수는 밝혔다. 호들갑스러운 마케팅을 펼치자는 게 아니라, “대중과의 진정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자”는 의미다.
그는 “’대중이 무엇을 바라는가?’라는 물음에서 대중의 욕구의 편승하자는 것이 아니다. 대중에게 사회적 돌봄과 공동체적 나눔의 소중한 가치를 알려주자는 것이다. 진리에 대한 관심과 선에 대한 도덕적 감수성, 아름다움에 대한 미학적 감각, 생명을 고양하는 종교적 영성을 일깨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다른 선입주견(先入主見)을 버리고 광고의 긍정적 기능을 활용하는 영성 마케팅의 필요성”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