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한신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열려

“한신대 신학 세미나서 ‘음악’ 다루기는 이번이 처음”

    ▲한신대 개교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신학과 음악의 만남’ ⓒ이지수 기자

한신대학교 개교 7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5월 6-7일 양일간 서울캠퍼스에서 열렸다. 신학과 교수들이 주축이 된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는 ‘신학과 음악의 만남’이었다.

강성영 신학대학원장은 “한신대가 신학 세미나는 많이 열어왔지만 신학과 음악을 함께 주제로 다루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며 “두 영역이 만날 때 형성되는 공명은 ‘구원’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학과 음악의 접목은 주로 ‘교회음악학’에서 다뤄지지만 한신대 신학대학에는 교회음악과가 없고 ‘교회음악’(Church Music) 과목만 전공선택과목으로 개설돼있는 상황이다. 신학대학원에서도 교회음악은 거의 안 다뤄지고 있다. 그러다 작년 신학대학원에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것 등을 계기로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번 학술대회도 ‘오르간 봉헌 기념’과 개교 70주년을 겸해 열렸다.

대회에는 한, 미, 독 3개국의 신학자들과 음악인들이 초청됐다. 이중 크리스챤 볼프 목사는 종교음악의 대가 바흐(J. S. Bach)가 음악감독으로 봉직하던 독일 성토마스교회의 담임목사로서 800여년의 성음악 전통을 물려받고 있다. 세계적인 예배학자 카렌 터커, 오르간 연주의 권위자 크리스토프 보서트도 초청됐다.

참석자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볼프 목사의 강연에서는 교회음악의 중요성이 여러 측면에서 제시됐다.

   ▲크리스챤 볼프 목사 ⓒ이지수 기자

볼프 목사는 “Kyrie, Gloria, Credo, Sanctus, Benedictus로 이어지는 예전의 기본 형태는 특별한 힘을 갖고 있다. 예전에 참석한 자들로 하여금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은 반성과 인간 존재의 근거는 하나님으로부터 온다는 겸허함을 체험하게 한다”며 “이 같은 경험을 위해서는 일상의 언어로부터 탈피해 ‘음악’이라는 보편적인 언어에 우리 자신을 내맡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음악은 통역이 필요 없는 언어”라는 점에서, 음악적으로 잘 갖춰진 예배는 다른 교파나 타 문화권/종교권에서 온 사람들도 예배에 쉽게 참석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고 말했다.

시대의 희망이 되는 교회음악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교회음악과 제도로서의 교회 자체가 어떻게 교회의 많은 과오에도 불구하고 종교개혁과 이로 인한 교회 분열, 30년 전쟁의 참담함, 히틀러의 제3공화국과 구 동독의 폭압을 극복하며 살아났을까?”라고 묻고 “음악을 통해 표현된 신앙이 그 모든 사회적, 정치적 격동을 이겨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마틴 루터가 그의 시 ‘Frau Musica’에서 인간성을 도모하며 평화를 주는 음악의 기능을 강조했음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의 신학교육 현장에는 이 같은 교회음악의 중요성이 잘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볼프 목사는 “신학생들은 교회음악 관련 학점을 이수할 필요가 없는데 교회음악 전공자들은 신학 관련 학점을 이수해야 한다”며 이 같은 풍토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로 말했다.

이어 논찬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는 “신학하는 사람이 교회음악 안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미래 목회의 발전을 위한 나의 관심 중 하나는, 목회자들이 어떻게 하면 음악을 더 잘할 수 있을까이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신학 교육의 현장에서 음악 교육의 비중이 높아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신대 채수일 총장은 “한국 신학계는 지금까지 신학과 음악을 연결시키는 데 있어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이번 학술대회가 한국의 신학대학원들에 교회음악대학원이 활발하게 세워지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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