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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6회 생명의 날 생명수호를 위한 미사 포스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생명운동본부 |
한국 천주교가 30일 전국 성당에서 일제히 '생명수호를 위한 미사'를 봉헌한다.
매해 5월 마지막 주일을 생명의 날로 정하여 인간생명의 존엄함과 불가침성을 강조해 온 한국 천주교는 지난 4월 15일 주교회의 상임위원회의 승인을 통해 오는 5월 30일 전국의 모든 본당에서 '생명수호를 위한 미사'를 봉헌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생명운동본부는 최근 사회적 경제적 사유로 낙태를 허용하자는 소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하느님의 용서와 자비를 청하고 생명의 문화 건설을 기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회는 인간의 생명은 잉태된 때부터 시작되는 것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지니며 침해되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의 판례를 들며, 우리 정부·정치·사회·교육·종교계가 함께 태아의 생명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출산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산부인과 의료수가를 개선하며, 성윤리와 생명존중 의식을 고양해 나감으로써 생명문화를 이루어 나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아래는 생명윤리위원장 장봉훈 주교의 제16회 생명의 날 담화문.
2010년 전국생명대회 준비를 위한 교육자료 -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 제공
낙태(인공유산, 인공임신중절)
1. '낙태'란 무엇입니까?
낙태(abortion), 혹은 인공임신중절, 인공유산이란 모체 내에서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태아를 모체 밖으로 인공적으로 배출시켜 임신을 종결시키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것은 초기 단계의 인간을 의도적이고 직접적으로 죽이는 모든 시술을 포함합니다.
2. 우리나라의 낙태 실태는 어떠합니까?
2005년 보건복지부의 공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낙태 추정건수는 총 34만 2천 건이며 이 중 기혼 여성의 낙태 건수는 19만8천 건, 미혼 여성은 14만4천 건에 달합니다. 이중 96.3%가 임신 주수 12주 미만에 행해집니다. 또한 95.6%가 모자보건법상 낙태허용사유에도 해당되지 않는 불법낙태입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낙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추정됩니다. 1994년대 행해졌던 갤럽 조사는 한 해 60만 명의 아기가 태어나고 150만 명이 낙태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3. 낙태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어떠합니까?
낙태는 명백한 살인행위입니다. 이는 인간 존재의 기본적인 생명권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가정권리헌장 제4조)로서, 가증할 죄악(사목헌장 51항)입니다. 특히 태아와 같이 무고한 사람을 일부러 살인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창조주의 황금률과 그분의 거룩하심을 중대하게 거스르는 것입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2261항).
생명은 모든 성장과정에서 똑같이 출발에서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하며 생명의 여러 단계에 따른 어떤 차별도 죄악입니다. 무죄한 사람을 직접 죽일 수 있는 권리는 아무도 없으며, 부모라고 할지라도 태아의 생사를 좌우할 수 없습니다. 또한 낙태를 허용하는 비윤리적인 법을 따를 의무가 없으며 그런 법을 옹호하는 일에 가담해서도 안 됩니다(인공유산반대선언문 참조). 낙태로 제거되는 것은 최소한의 방어수단도 없이 연약하고 절대적으로 무고한 초기 단계의 인간입니다(생명의 복음 참조).
4. 태아를 인간생명으로 볼 수 있습니까?
태아도 인간생명입니다. 난자가 수정되는 순간부터, 아버지의 것도 어머니의 것도 아닌, 46개의 독특한 염색체를 지닌 한 새로운 사람의 생명이 시작됩니다(인공유산반대선언문 12항). 유전학은 이 생명이 사람 이외에는 다른 어떤 생명체로 태어날 수 없으며, 수정된 순간부터 이미 어떤 모습으로 성장할지 정해져있는 고유한 인간 생명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정아와 태아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수정 이후의 생명은 어떠한 본성의 비약 없이 고유한 생명체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지속시키며 성장합니다.
5. 태아의 생명을 존중하는 교회의 가르침을 성경 어디에서 찾을 수 있습니까?
구약성경에서는 "너희는 살인하지 못한다"(탈출 20,13), "죄가 없고 올바른 사람을 죽이지 말라"(탈출 23,7)고 가르칩니다. 시편, 예레미아, 이사야서 등 성경의 많은 대목들이 하느님께서는 이미 임신 순간부터 그 아기의 존재를 의도하시고 빚어주시며, 그 소명을 정해두셨다고 증언합니다. 신약성경의 루카복음에는 마리아가 사촌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뱃속의 두 아기는 이미 서로를 인식하는 능력을 지닌 주인공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6. '낙태'에 대한 우리나라의 법은 어떠합니까?
우리나라 형법은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낙태를 한 여성(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 벌금)은 물론, 낙태를 시술한 의료인(2년 이하의 징역)까지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973년 정부는 낙태를 인구정책의 일환으로 이용하기 위해 모자보건법을 제정하여 낙태가 허용되는 5가지 예외규정을 두었고(14조), 이를 계기로 낙태가 급속도로 확산되었습니다. 정부의 방조로 인해 낙태 규정은 거의 사문화된 상태입니다.
7. 모자보건법에서 낙태를 허용하는 사유는 어떤 경우이며 교회의 입장은 어떠합니까?
모자보건법에서 낙태를 허용하는 예외조항은 부모가 유전병이 있는 경우, 부모가 전염병이 있는 경우, 강간에 의한 임신, 혈족 또는 인척간에 임신, 그리고 모체의 건강이 심히 위험한 경우입니다. 장애아 임신은 낙태 허용 사유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교회는 모체의 생명이 위험한 경우 필수적인 치료의 결과로 따라오는 인공유산은 도덕적으로 허용된다고 인정합니다. 이 경우의 인공유산은 그 자체가 인공유산을 의도한 행위의 직접적인 결과가 아니기 때문입니다(의료인 헌장 142항). 그러나 다른 네 가지 경우의 낙태는 윤리적으로 옳지 않습니다. 태아가 어떤 상태로 임신되었든지 존귀하고 무고한 인간 생명이라는 점은 다르지 않습니다.
8. 낙태 수술은 어떻게 행해집니까?
1) 흡인법(3개월 이하의 태아): 가정용 진공청소기의 20배 가량의 흡입력을 가진 진공 흡입기의 튜브를 자궁에 삽입해 태아와 태반을 흡입합니다.
2) 소파 수술(3-4개월의 태아): 자궁경부를 확장시켜 자궁벽에서 태아를 분리해냅니다.
3) 자궁 절개술: 산모의 배를 절개하여 아이를 꺼내어 방치하거나 질식시켜 죽입니다.
4) 유도 분만법: 모체에 약품을 투여하여 자궁 수축을 유도하면, 자궁경부가 확장되고, 태아가 자궁벽에서 떨어져 자궁 밖으로 나옵니다.
5) 독극물 주입법: 임산부 복부를 통해 식염수나 독성 물질을 양수에 주입시켜 태아가 질식하거나 독극물에 중독되어 죽게 만들어 배출되게 합니다.
6) 부분출산 낙태법(임신 후기의 태아): 자궁경부를 확장시켜 머리를 제외한 아기의 신체를 밖으로 끌어낸 후 자궁 내에 있는 아기의 머리를 절개하여 머리를 흡입해 냅니다.
9. 수술 외에 사용되는 낙태약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작용합니까?
수정을 막는 것은 피임약이지만, 수정 후 수정아의 착상을 막거나 착상 후의 배아가 성장하지 못하게 막는 약품은 낙태약에 해당됩니다. 우선 자궁내 장치(ICU)는 피임 기구로 제공되지만 사실은 자궁 내에 삽입되어 수정아의 착상과 성장을 막아 낙태를 유도하므로 낙태용 기구입니다. 흔히 사후피임약이라고 부르는 모닝필(노래보정)은 단순한 피임약이 아니라 낙태약입니다. 이는 성관계 후 72시간 이내에 복용하는 호르몬 제재이며 자궁 내벽에 변화를 일으켜 배아의 착상을 막음으로써 수정된 배아를 죽게 합니다. RU-486은 상품명이 미페프리스톤인데 이 약제의 화학성분은 주로 자궁 내벽에 작용하여 자궁 내벽이 벗겨지도록 하기 때문에 배아를 자궁에서 분리시킵니다. 이 밖에도 프로스타글라딘과 낙태 백신 등이 있습니다. 낙태약 역시 낙태 수술처럼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우려가 있습니다.
10. 낙태 이후 어떤 육체적 후유증을 겪습니까?
1) 자궁 경부 무력증: 낙태를 할 때 임신되어 있는 자궁 경부를 수술을 위해 강제로 넓히는 과정에서 심한 손상을 받아 자궁이 차기 임신을 떠받치는 힘을 잃게 됩니다. 그러면 임신 4~ 5 개월 때 반복해서 조산되어 아기를 사망하게 합니다.
2) 불임: 반복적인 낙태 등으로 난관 염증이 생기면 정자나 수정란이 통과하는 난관이 막혀 불임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3) 자궁 외 임신: 난관 염증은 때로는 난관을 부분적으로 막아서 자궁외 임신을 유발하는 데, 이 비정상적인 임신은 대부분 난관을 제거해야 치료할 수 있으므로 태아도 사망합니다.
4) 전치 태반: 낙태 수술시 자궁 내막 손상으로 다음 임신 때 태반이 정상보다 아래쪽에 자리 잡아 자궁입구를 막는 전치태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전치태반은 임신 하반기에 급성 출혈을 일으켜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심각한 상황을 만듭니다.
5) 습관성 유산: 반복적인 낙태 후 생기는 습관성 유산은 임신은 되지만 임신 초기에 하혈과 동시에 아기를 밖으로 배출하여 사망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6) 자궁 파열과 복막염: 낙태 수술시 사용하는 큐렛 등은 끝이 날카롭게 되어있어 언제든지 자궁벽에 손상을 줄 수 있습니다. 이는 자궁벽까지 관통하여 주변 조직, 특히 대장도 손상을 줄 수 있고, 자궁벽 손상 후에는 주변 조직이 감염이 되어 복막염을 일으킵니다.
11. 낙태 후 증후군이란 무엇입니까?
낙태 후 증후군(Post Abortion Stress Syndrome : PASS)은 낙태 후에 찾아오는 슬픔과 죄의식, 상실감 등의 감정이 매우 심각하거나, 너무 오랫동안 계속되어 다른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정신적인 질환을 말합니다.
이 질환은 특히 자신의 은밀한 성생활이나, 임신 사실을 은폐하는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제대로 슬퍼하거나, 일시적인 상처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상담 치료를 기대하기 어려울 때 심화됩니다. 구체적인 증상으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자해나 자살 충동을 강하게 느끼거나 자살을 시도함, 위험하고 유해한 활동을 많이 함, 약물이나 알코올, 신경성 식욕 부진이나 이상 식욕 과다, 성에 대해서 단절하거나, 아무렇게나 관계를 갖는 경향을 보임, 성기능 장애, 아주 심한 우울증, 직장에서나 학교에서 제대로 일을 해내지 못함, 자녀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거나 학대함, 빨리 다시 임신을 하여 죄책감을 보상하려함. 이러한 문제들은 여성의 삶을 망가뜨리며, 낙태 후 몇 개월 혹은 몇 년 동안 지속됩니다.
12. 낙태를 한 적이 있는 여성들에게 교회는 어떤 사목적 배려를 해줍니까?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회칙 <생명의 복음>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교회는 많은 경우에 낙태를 결정한 일이 무척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결정이었음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일어났고 아직도 남아있는 그 일은 분명히 엄청난 잘못입니다. 그러나 희망을 잃지 말고 정직하게 그 일을 마주 대하려 노력하십시오. 겸손과 신뢰로 여러분 자신을 참회에 맡기십시오. 자비로운 하느님께서는 화해의 성사 안에서 당신의 평화를 주실 것입니다. 또한 여러분은 다른 아기들의 출산을 받아들이거나 또는 자기들과 친밀한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들을 보살피는, 생명에 대한 헌신을 통해서 생명에 대해 모든 사람이 지닌 권리에 대한 웅변적인 옹호자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99항).
*참고자료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생명의 복음> (1995)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생명윤리연구회 역음, <생명과 가정> (2004)
-가톨릭중앙의료원, <의학윤리지침서> (2008)
-가톨릭생명윤리연구소, <가톨릭의료기관 임상연구자를 위한 생명윤리> (2008)
-프로라이프 의사회, <태아살리기 2010 범국민대회 자료집> (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