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장신대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하고 있는 임희국 교수 ⓒ이지수 기자 |
한국 신학자들의 서구 신학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은 이제 일반적이기까지 한 지적이 됐다. 그러나 의존도를 낮추는 방법론에 대한 논의는 부족한 상황. 이 가운데 임희국 교수(장신대, 역사신학)가 “한국교회사 연구는 개(個)교회사 연구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방법론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임희국 교수는 12일 장신대에서 열린 ‘장신대 제10회 국제학술대회 : 아시아 문화와 기독교 신학’ 에서 논문 <기독교의 세계화, 이에 상응하는 교회사 연구방법>을 발표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2007년에 창립 백주년을 맞은 영주시 풍기읍의 성내교회 100년사 집필을 통하여 “한국 교회사 연구는 개 교회사 연구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며 “이것이 모아져서 지역 교회사 연구로 정리되고, 또 이것이 모아져서 비로소 한국 교회의 통사(通史)로 정리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지금까지의 한국 교회사 연구는 기초와 바닥이 결여된 건축공사처럼 진행되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개 교회 연구 방법 외에도 구술사 연구 방법 등을 제안하며 이같은 미시사 연구가 한국교회 ‘통사’와도 유기적으로 관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예를 들어 그는 안동 지역의 제1세대 기독교 신앙인이자 목회자였던 이원영(1886-1958)을 연구했는데, “그의 생애 연구를 통하여 한국 교회사 전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원영이 1년 만에 성경을 통독한 사실을 가지고 당시 경상북도 북부에 성경문화가 정착되어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이는 안동 지역의 유교경전 문화와도 무관치 않을 것이라 주장하며, “이런 식으로 이원영의 생애와 경상북도 북부의 초창기 장로교회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했다.
임 교수는 “해당 나라/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상황을 함께 살펴야 하므로 인접학문과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연구의 ‘정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달리 논찬을 맡은 최영근 목사(역사신학)는 미시사가 통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주장에 의문을 표했다. 지역교회사가 통사와 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해도, 결국 통사 역시 “하나의 사관과 신념 혹은 이데올로기나 교리를 가지고 사료의 선택과 배제를 통해 구성”했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미시사를 연구하는 방법론 자체는 “생생한 삶과 문화의 역사를 추구하는 매우 독창적인 연구 영역이며, 앞으로 한국교회사 학계에서 그 성과가 기대되는 연구방법론”이라며 지지했다.
임 교수는 “세계보편종교가 된 기독교의 현주소를 보며 유럽과 북미의 기독교보다 ‘한국’의 기독교의 정체성과 특성을 우선적으로 찾고자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