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NCCK, 한반도 평화통일 위한 비전문서 발표

NCCK 화해통일위원회가 14일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교회 비전문서를 최종적으로 공식문서화했다.

NCCK는 2009년부터 한국교회선언문의 필요성을 주장해왔고, 지난 4월 22일 제2차 실행위에서 산하 교단 참여 검토 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공식문서화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한국교회 비전문서는 △ 평화통일에 관한 한국교회의 선교사명 △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비전 △ 평화통일의 원칙과 단계적 실현 △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10대 과제 △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의 실천방향과 다짐을 포함하고 있다.

발표는 6월로 예정되어 있다.

아래는 비전문서 전문.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교회 선언


1. 평화통일에 관한 한국교회의 선교사명


올해는 한일 강제병합 100년과 한국전쟁 60년 그리고 6.15선언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를 지향하며, 남북통일을 이루는 일에 모든 역량을 모아야 할 전환기에 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은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냉전의 완전한 종식과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일이다.


한국교회는 1988년 2월29일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이하 88선언)을 채택함으로써, 평화와 통일을 향한 선교 사명을 내외에 천명했다. 이 선언은 1972년 7.4 공동성명에서 채택한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의 원칙에 덧붙여 인도주의와 민중의 통일논의 참여 원칙을 제시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의 과제는 한국의 정치․ 사회의 민주화와 더불어 동시적 과제임을 인식하게 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 후 세계교회협의회(WCC)를 비롯한 세계 도처의 형제자매 교회들은 한국교회의 선언을 환영하고 지지하였으며 한국교회와 연대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 후 88선언이 초석이 되어 1988년 7월7일 ‘민족자존과 통일번영을 위한 특별 선언’과 함께 민족통일의 과제가 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논의되기 시작했고, 남과 북은 고위급 회담을 통해 1991년 12월 13일 남북의 화해와 불가침 그리고 교류와 협력을 도모하는 남북기본합의서에 합의했다. 이는 마침내 2000년 6.15선언, 2007년 10.4선언의 큰 결실을 가져 왔다. 한편 88선언 이후 국제 차원에서도 탈냉전이 일어나면서, 우리는 역사적인 평화정착의 새 시대를 전망하게 되었다.

한국교회는 지난 20여년 동안 북측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한반도 평화통일과 민족화해 운동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그들과 협력해 오고 있다. 또한 한국교회는 자연재해와 기아로 고통당하는 북녘 동포들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에 앞장 서 왔고,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평화통일 기도주일’을 정하고, 평화와 통일을 위한 공동기도문을 작성하여 사용하는 등 평화통일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실천해 왔다. 그리고 한국교회는 생명존중과 평화의 적극적 실현이라는 성경의 가치를 중심으로 하여, 정부 차원의 남북관계가 긴장과 갈등, 편견과 대립으로 치달을 때에도 금강산과 평양에서 공동기도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남북 성도들 간 민간 차원의 교제를 이어 왔다.

그러나 오늘날 남북은 그동안 어렵고 힘들게 쌓아온 화해와 협력의 결실을 저버리고, 또 다시 불신과 대립의 길로 치닿고 있다. 나아가 상대방을 비방하고 물리력을 과시하면서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까지 위협하고 있다. 또한, 한국사회는 통일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고 분단 현실을 당연시 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이제 한국교회는 오늘의 한반도와 모든 세계에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함으로써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고(암5:24), 평화의 기운이 온 강산에 퍼지게 하고(렘33:9), 남과 북을 가로막는 철조망과 장벽이 끊어지는 평화통일의 날을 맞이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선교 사명임을 천명하고자 한다.

 

2. 이 땅에서 하나님 나라의 비전


우리가 신앙의 눈으로 그려보는 하나님 나라는 구약성서가 선포하는 “샬롬”, 곧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가 이 땅에 실현되는 일이며, “갈라진 민족이 하나(겔37:22)”됨을 이루는 것이다.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포로된 자들이 자유를, 눈먼 사람들이 다시 눈뜨게 함을, 눌린 사람들이 자유”(눅4:18)를 누리는 사건이며, 불의한 자를 돌이켜 “하나됨”(요10:16)을 이루는 세상이다. 예언자 에스겔이 “뼈의 골짜기”(겔37:2)에서 본 환상은 남과 북으로 갈라진 이스라엘과 유다가 하나 됨을 이루는 종말론적 하나님 나라이다. 성탄절 새벽 베들레헴 광야에서 양치는 목자들에게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들이 부른 “하늘에는 영광, 땅에는 평화”(눅2:14)의 노래는 로마의 억압적인 평화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시는 해방과 자유, 정의와 평화를 노래한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비전이야말로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일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믿음이며 소망이다.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는 불의한 자들에게 회개를 선포하고(막1:15), 그들을 돌이켜서 정의와 평화를 구현케 하여 함께 하나님 나라의 잔치에 참여시키는 해방과 구원의 사건(눅19:1-10)이었다. 또한 예루살렘도 아니고 사마리아도 아닌 곳에서 “영과 진리로 함께 예배를 드리고”(요4:23),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갈3:28) 차별 없이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하나가 되는 세상이다.


그러므로 통일된 남북의 비전은 이념과 체제를 넘어서 예수께서 선포하신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그 내용이 일치해야 한다. 모든 사회․ 정치 체제와 이념들은 하나님 나라의 심판 아래 있다. 이는 “정의와 평화가 입을 맞추고” (시85:10), “칼을 쳐서 쟁기날을 만들며” (미4:3),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어울리는” (사11:6) 평화의 세상이며, 온 땅 위에서 전쟁무기가 사라지고 창조세계의 생기가 되살아나 녹색의 꿈이 자라나는 생명의 세상이다. 하나님 나라의 비전은 곧 요한에게 계시로 보여주신 눈물도 한숨도 죽음도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없는 정의와 평화 그리고 충만한 생명의 "새 하늘과 새 땅"(계 21:4,5)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의 평화통일 운동은 곧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향한 운동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소망하는 한국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이 이 거룩한 일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의 비전"을 선포한다. 아울러, 우리는 남과 북의 정부 당국자들을 포함하여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의 모든 이들이 남북의 화해와 통일을 향한 하나님 나라 운동에 적극적으로 함께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하는 바이다.

 

3. 평화통일의 원칙과 단계적 실현


우리는 그동안 통일을 말할 때 어떤 논의든지 간에 그 과정보다는 결과 중심으로 생각하고, 북측을 통일의 동반자보다는 대상으로 파악해 온 경우가 많았다. 또 통일을 우리사회의 발전과 무관한 별개의 과제로 접근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에 한국교회는 88선언에서 제시한 5대 원칙에 기반하여 "과정으로서의 평화통일"을 제안한다. "과정으로서의 평화통일"이란 통일은 이미 시작됐다는 확신 아래 남북 간에 가능한 분야부터 통일을 실현하고, 동시에 남한을 통일지향적인 사회로 발전시켜 나가는 진행형, 참여형의 통일을 말한다. "과정으로서의 평화통일"은 남북 평화공동체, 이념을 초월한 민주주의, 열린 민족국가를 지향한다.

 

첫째, 한반도 평화통일의 궁극적 지향은 평화공동체 국가의 수립에 있다. 평화공동체 국가는 전쟁 재발 방지는 물론 정치적 억압,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차별을 해소함으로써 폭력이 일어날 수 있는 구조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한반도의 모든 구성원들이 정의로운 평화의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전쟁이나 폭력을 선택하거나 평화를 유보하려는 모든 반(反) 평화적 시도를 거부한다.


둘째,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이념을 초월한 민주주의 국가를 지향한다. 오늘의 세계질서와 인류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의 폐해는 매우 심각하다. 아직도 냉전시대의 이념이 남북 간에 자리하고 있고, 남한사회는 통일문제를 둘러싸고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 성장과 분배, 자유와 평등을 통합해 내는 평화통일 국가, 지속 가능한 발전과 평화로운 삶을 담보함으로써 탈 이념적 민주주의 국가를 추구한다.


셋째,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제국주의에 의한 공격적이고 이기적인 민족주의와 명백히 구별되는 열린 민족 국가를 지향한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남북 구성원들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고, 세계 공동체의 다른 민족들에게도 희망의 본이 되어야 하고, 나아가 날로 파괴되고 있는 자연생태와 공존할 수 있는 희망의 국가가 됨으로써 세계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인류의 생명과 피조세계의 보전과 행복을 추구한다.


한국교회는 이와 같은 세 가지 방향의 통일국가를 지향하면서, 남북 간 협력을 제도화하면서 평화공존, 남북연합, 연방국가를 거치는 단계적인 평화통일을 제안하고자 한다.


1) 평화공존 단계에서는 남북 간 화해 협력과 긴장 완화, 그리고 통일 원칙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남북 간의 교류 확대, 남북 구성원들의 기본권 보장, 대외 자주성의 신장뿐만 아니라, 생활 속에서의 각종 차별 폐지, 인권 신장, 환경 보호 등 갖가지 개혁 과제가 평화공존 단계에 포함되어야 한다. 평화공존 단계에서 실현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체제를 병행하여 수립하는 일이다.


2) 남북연합 단계는 남북한 체제의 안정성을 보장하면서 더 진전된 통일을 조성해나가는 점진적 통일의 관문이다. 6.15 공동선언과 남한 정부의 통일방안을 상기할 때, 남과 북은 남북연합에 합의할 수 있고, 실제 그것을 내외에 선포하면서 통일국가의 수립을 공약한다. 남북연합 단계에서 남북 당국 간 협력을 바탕으로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협력을 증진할 수 있다. 특히 경제협력을 제도화하는 등 공존공영의 길에 확실히 발을 내딛음으로써 통일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3) 남북연합 단계에서 상호 협력의 범위가 확대되면 통일 중앙정부의 역할과 권한 증대를 요구받을 수 있다. 즉,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남북은 연합 단계에서 연방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6.15 공동선언 제 2항에서 “남측의 연합제 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 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 단계적 통일방안은 남북의 차이를 인정하면서, 오랜 분단이 가져온 갈등과 급격한 통일이 가져올 혼란을 최소화하는 한편, 민족 동질성과 화해 협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민족공영의 길을 열어갈 수 있는 합리적 통일 방안이라 사료된다.

 

4.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10대 과제


한국교회는 지금 여기에서 과정으로서의 평화통일을 추진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남북한 당국과 관련 국가들에게 당면 10대 과제를 제안한다.


첫째, 남북은 6.15 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을 준수하고 이행하는 것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 남북은 협력 사업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관장하는 공동 이행 기구를 설치하여 남북관계 발전을 제도화해야 한다. 그 연장선에서 지난 시기 이룩한 합의들을 이행하고,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며, 그것을 계기로 정상회담, 장관급회담, 국회회담 등 주요 회담을 정례화해야 한다.


둘째, 한반도는 핵전쟁 위험이 없는 평화지대가 되어야 한다.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의 핵무기 개발이나 핵무기를 이용한 군사연습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허용될 수 없다. 남북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는 동북아 그리고 세계의 비핵화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만큼 모든 핵 보유국들의 핵무기 폐기 노력과 동시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셋째, 한반도 냉전구조를 해체하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수립해야 한다. 남북한을 비롯한 한국전쟁 관련 당사국들은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동시에 남북은 군비통제와 축소를 위한 회담을 열어 평화체제 수립을 주도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남북이 한반도 평화를 관리하고 이를 주변국들이 보장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또한 평화체제 형성과 즈음해서 대체복무제를 다변화하고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넷째, 남북은 비무장지대(DMZ)를 세계평화공원으로 조성함과 더불어 그 안에 남북 주민이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평화도시와 서해평화협력지대를 만들고, DMZ 기준 남북 40km 이내에서는 군사훈련을 중지함으로써 통일을 예비하고 평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다섯째, 남한과 국제사회는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북한 주민의 기본적 필요와 생존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는 한편 북측 사회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북측과 국제사회는 상호 대등한 협력관계를 발전시켜가야 한다. 특히 남한은 교회를 포함한 민간과 정부 차원에서 통일을 대비하는 기금을 조성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여섯째, 남북은 경제협력이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을 준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협력 사업을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금강산관광, 개성관광을 조속히 재개하고 개성공단사업과 남포지역 개발 등 경제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 남북은 관련 규제와 불합리한 점들을 시정해 나가야 한다.


일곱째, 북측과 국제사회의 경제관계도 확대해야 한다. 아시아개발은행, 유엔개발기구 등 국제경제기구는 북측의 경제개발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미국과 여타의 국가들은 북에 대한 각종 경제제재를 해제하여 북측이 세계경제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물적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여덟째, 분단과 전쟁이 무엇보다 한반도 주민들의 삶을 황폐화시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남북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산가족과 전쟁 이래 행방을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이들의 상봉과 서신교환 나아가 자유왕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아홉째, 남북 간 화해협력을 촉진해 온 민간 교류는 남북의 정치적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고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한다. 남북은 민간교류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상대를 통일의 동반자로 존중하고 협력하는 방향에서 통일을 저해하는 관련 법규와 관행을 개정 또는 폐기해야 한다.


열째, 주변 강대국들은 한반도에서 분단과 전쟁 그리고 냉전 구조를 지속시켜 온 역사적 책임을 인식하고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지지할 것을 공약해야 한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은 이념적, 군사적 대결로 우리 민족을 분단시키고 황폐화시킨 점을 인정해야 하며, 특히 일본은 식민통치의 역사적 범죄를 공식 사과하고 정신대 피해 등 일제 침략 피해자들에게 배상을 단행해야 한다. 나아가 미국과 일본은 북측과 국교를 수립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의 공고한 평화 수립에 이바지해야 한다.

 

5.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의 실천방향과 다짐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과 동족 간 전쟁의 아픔 그리고 분단의 세월 속에서 살아온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전쟁과 눈물, 증오와 억울함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꿈꿔 왔다. 이제 창조의 세계가 보전되고, 남과 북이 한데 어울려 서로 나누며 살아가는 하나님 나라의 비전과 희망을 실현하기 위해 한국교회는 다음과 같이 실천할 것을 다짐한다.


1) 한국교회는 민족 화해와 평화통일을 우리의 사명으로 믿고, 실천해 나간다.

우리는 통일이야말로 갈라지고 찢어진 이 땅의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며,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담아내는 창조적 과정임을 믿는다. 평화로운 통일세상은 이 땅에서 누릴 하나님 나라의 모습이다. 이를 위해 그리스도인들은 교파와 교리의 차이를 넘어 연합하고, 타종교와 시민단체와 협력함으로써 범사회적인 통일운동에 참여한다.


2) 한국교회는 남북 간의 적대의식과 대결의식을 회개하고, 극복해 나간다.

우리는 이념과 체제를 초월한 하나님의 사랑으로 북측 주민을 위해서 기도하고, 온유하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받아들인다. 먼저 경직된 상호주의의 태도를 버리는 데 솔선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선교 협력을 계속하여 그들이 북측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3) 한국교회는 남북공동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화해와 평화의 원칙을 지켜 나간다.

우리는 비전문서에 제시한 ‘평화통일을 위한 10대 과제’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신앙훈련의 정착과 평화교육의 제도화를 꾸준히 전개한다. 교회 안에 냉전 문화를 대치할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정립하고, 민족 전체의 번영과 평화를 실현해 나갈 통일세대를 육성하며, 평화로운 미래를 이루기 위해 교회적 참여를 촉진한다.


4) 한국교회는 낮아짐으로써 서로 높이는 공동체 생활양식을 세워나간다.

한국교회는 그동안의 양적 성장과 부흥을 바탕으로 하여, 나눔과 섬김, 배려와 돌봄의 이웃 사랑을 적극 실천한다. 앞으로 그리스도인들의 신앙고백 속에서 ‘하나님의 선교’를 실천하는 자세로 겸허히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등 이웃에 대한 섬김을 실천한다.


5) 한국교회는 평화의 세계화를 위해서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일본에 의한 강점 100주년을 맞이하여 남북교회가 일본교회와 재일 한인교회 등과 연합하여 식민지시대의 유산을 극복하고 반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한 남북교회 공동의 노력으로 한반도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선교협의회를 구성하여 세계교회와 함께 공동사업을 추진한다.


6)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샬롬을 이루는 세계교회의 일원임을 확인한다.

1984년 일본 도잔소 회의가 한반도 평화통일 논의의 출발점이 되었던 것처럼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세계교회협의회(WCC), 세계 형제자매 교회들과 연대하여, 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위해 기여한다. 특히, 2013년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 총회를 한반도 평화통일의 전환점이 되는 기회로 만들어 나간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 나의 영을 부어 주겠다. 너희의 아들 딸들은 장래 일을 말하고, 노인들은 꿈을 꾸며, 젊은이들은 환상을 볼 것이다 (욜 2:28)."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애굽 땅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히브리 민족을 해방시키신 하나님 의 섭리를 믿으며, 척박한 광야에서 40년을 헤매다가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바라본 수 많은 이들을 기억한다. 망국의 한과 민족의 분열 그리고 동족상잔이라는 비극의 역사를 살아 온 이 땅의 노인들은 지금 하나 된 새 나라를 꿈꾸고, 이 땅의 젊은이들은 새로운 시대,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그 날을 환상 가운데 미리 본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 날을 믿음과 희망으로 감사하며,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의 거룩한 영이 충만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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