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1월 12일) 아이티에 대지진이 일어났다. 혼란의 와중에 아이티 정부는 아동 인신매매를 우려했고 미국 기독교인 10명이 아이티 지진 고아를 도미니카로 출국시키려다가 체포된 일이 일어났다. 기독교인이 한 순간에 ‘인신매매범’이 된 셈이었다.
체포된 10명 중 마지막 1명이 지난 17일 석방됐다. 그는 재판 후 교도소에 급히 들러 소지품을 챙기고 포르토프랭스공항으로 향했다. 아이티를 벗어나기 위한 비행기를 기다리며 그는 “하나님을 찬양한다”라고 말했다고 AP는 보도했다.
로라 실스비, 40세(여). 그는 미 아이다호 주에 있는 침례교회인 센트럴밸리처치 교인으로, 아이티 지진 고아들을 도미니카에 설립 중인 고아원으로 데려다 기르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출국을 시도하는 중 체포됐다. 처음에는 인신매매와 범죄조직 구성 혐의로 기소됐다가 기각되고, 불법 여행 주선 혐의로 재기소됐다.
아이티 당국은 이들이 어린이 입양을 위한 적절한 서류를 갖추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어린이 33명은 모두 1명 이상의 부모가 생존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AP는 보도했다.
그러나 실스비는 끝내 자신의 행위를 범죄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에서 그는 “나는 아이들을 도우려던 것 뿐”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아이티 당국과 ‘고아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 아이들의 부모로서는 납득하기 힘든 변명에 불과했다.
한때 그는 최소 6개월 길게는 3년 동안 구금될 위기에 처했으나 최종 재판에서 3개월 8일 구금형을 선고받음으로서 형기 만료되어 재판 당일 출국하게 되었다. 주요 국제 언론에 보도되며 이슈화되었던 이번 사건은 기독교 선교로 비쳐질 수 있는 해외 구제 사업을 신중하게 수행해야 할 필요성을 시사하며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