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침묵 지키던 한기총, 마침내 입 열어…4대강 지지 천명

한기총,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성명서 발표 및 기자회견

  ▲25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기총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해당 기관의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진한 기자

정부의 4대강 사업에 침묵을 지켜 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광선, 이하 한기총)가 마침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25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기총은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기총은 지난 19일 보(洑)공사가 진행 중인 한강 3공구 이포보 현장을 찾아 환경 실태를 시찰한 결과와 서울여대 생태학자 이창석 박사의 4대강 사업 생태학적 분석을 토대로 성명서를 냈다.

한기총은 성명서에서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기후와 폭설과 폭우와 가뭄 등 국가적 재난이 발생해 엄청난 재산과 임명 피해뿐만 아니라 구호와 복구에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왔다”며 “이제는 구호와 복구 등 사후약방문적 대처보다는 원인을 제거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되 오염되고 파괴된 생태계가 복원되도록 친환경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입장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적극 지지함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또 "이미 진행된 보 건설 작업이 27%의 공정률을 보이는 지금 중단하는 것은 오히려 또 다른 환경 파괴의 결과만을 남길 수 있다”고도 했다. 이광선 대표회장은 “4대강 사업 중단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생태학적 환경 파괴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수술을 하다 말고 봉합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보 건설로 인한 공사 주변의 환경 오염 문제에 대해 일부 인정하는 의견도 내비쳤다. 한기총 환경보전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보를 쌓다 보면 물이 고이게 되고 그에 따른 수질 악화 등 공사 주변 환경이 오염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도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홍수 예방 등의)에서 볼 때 4대강 사업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불교, 천주교 그리고 진보 개신교의 4대강 사업 반대 입장에 대해 이 대표회장은 “일부에 불과할 뿐 종교 전체의 입장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고, 이어 “이 자리는 한기총의 입장을 발표하는 자리다. 타 종단하고 관계 없는 일”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끝으로 한기총은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인 소통과 친환경적인 공사 진행을 할 것 ▲정치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사회 갈등을 조장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쟁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즉각 중지할 것 ▲종교계는 정쟁의 중심에서 벗어나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신앙을 통해 하나로 싸매고 소통시키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 등을 촉구했다.

한편, 한기총의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인 11시경에는 성공회 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천주교,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단이 같은 주제를 놓고,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4대강 사업이)투명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모든 국민이 동의하고생태계를 살리고 보전할 수 있는 진정한 강 살리기 사업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에 줄곧 지지하는 입장을 보여 온 천주교 주교회의조차 정부의 4대강 사업 만큼에는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종교계에서는 유일하게 4대강 사업을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한 이번 한기총의 성명 발표가 앞으로 4대강 사업을 필두로 한 종교계 지형 변화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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