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과의 "소통과 합의"에 있어서는 궤를 같이 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CCK)로 연합기구가 양분되어 있는 한국 개신교계가 4대강 사업에 대해서 상반된 입장을 밝혔다.
NCCK와 CCK는 25일 같은 날 기자회견을 갖고 4대강 사업에 대해 각각 반대와 찬성 입장을 발표했다.
▲25일 오전 10시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한기총이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에서 4번째가 이광선 한기총 대표회장 ⓒ김진한 기자 |
먼저 CCK는 오전 10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성명서를 냈다. 서울여대 생태학자 이창석 박사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생태학적 분석에 근거한 성명서는 전 지구적인 자연재해에 대한 우려를 전제하고 원인 제거와 친환경경적 생태계 복원의 관점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포함했다.
이광선 한기총(CCK) 대표회장은 현재 27%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사업을 지금 중단하면 "또 다른 환경 파괴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 4대강 사업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는 4대 종단 대표들. 왼쪽부터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이용훈 주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전병호 목사, 범불교환경연대 집행위원장 현각스님, 원불교 수위단 중앙교구장 김현 교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김근상 주교 ⓒ김태양 기자 |
반면, NCCK는 오전 11시 대한성공회 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천주교, 불교, 원불교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 반대 입장이 담긴 결의문을 발표했다.
각 종단 대표들은 "투명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모든 국민이 동의하고, 생태계를 살리고 보전할 수 있는 진정한 강 살리기 사업이 되기를 바란다"는 공동의 뜻을 전달했다.
진보 개신교계와 불교, 천주교 등의 4대강 사업 반대 입장에 대해 이광선 대표회장은 "일부에 불과할 뿐 종교 전체의 입장이 아니다"고 선을 긋고, 한기총의 기자회견 자리가 타종단과 관계없는 한기총의 입장을 발표하는 자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으나, 종교계 중 유일하게 4대강 사업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한기총의 발언 가운데 "종교 전체" 중 "일부"란 오히려 한기총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만 한기총은 4대강 사업이 진행되는데 있어서 정부에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해 "모든 국민이 동의"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NCCK와 궤를 같이 했다.
4대강 사업이 사회 갈등과 정쟁의 중심이 되는 것을 경계하는 입장을 내놓으며 한기총은 사실상 NCCK 등의 4대강 반대 운동이 지닌 정치적 속성을 꼬집고 있지만 과연 한기총의 해석과 이제까지의 침묵은 정치적인 것이 아닌지 반론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서로 간의 차이를 확인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국민을 교인으로 두고 있는 양측이 뜻을 모을 수 있는 국민과의 "소통과 합의"를 이구동성으로 정부에 제안하는 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