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일라리온 알페예프 주교가 음악회가 시작하기 전 서로 악수를 하고 있다 ⓒYoutube.com |
로마 가톨릭교회와 러시아 정교회가 유럽의 새로운 복음화라는 공통의 목적을 두고 연합을 도모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합의 장은 지난 20일 바티칸에서 열린 러시아 19,20세기 클래식 음악회서 있었다.
이날 음악회는 러시아 정교회가 교황 베네딕토 16세를 위해 마련한 것으로 음악회에 앞서 키릴 대주교는 친서를 통해 베네딕토 교황에게 유럽지역에서 새로운 복음화를 위해 연합을 도모하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메시지는 음악회가 시작되기 전 러시아 정교회 대주교회 외무부 의장인 일라리온 알페예프(Hilarion Alfeyev) 주교가 베네딕토 16세에게 키릴 대주교의 축하 메시지를 낭독했다. 키릴 대주교는 메시지에서 특히 유럽지역에서 두 교회가 경쟁자가 아니라 동맹자로서 행동하는 교회가 될 것을 강조했다.
키릴 대주교는 교황에게 보낸 축하 메시지에서 “우리는 유럽의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교황의 요청을 지지한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 교회도, 심지어 로마 가톨릭 교회조차 홀로 그것을 시행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하나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키릴 대주교는 유럽 지역의 세속화에 주목했다. 그는 “소비자 이데올로기(consumer ideology)와 도덕적 상대주의는 교회의 ‘크리스천 휴머니즘’과 ‘가족의 도덕적 가치’, ‘부부간 정절', ‘삶 자체로서의 고귀한 가치’ 등에 의해 반드시 도전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현재 매우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를 경험하고 있는 유럽인들이 그들의 삶에서 영적이고 도적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도울 것” 이라고 밝혔다.
콘서트가 끝난 후에는 키릴 대주교의 메시지에 대한 응답으로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키릴 대주교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베네딕토 교황은 “하느님을 찬양하고 평화 발전의 이행과 사람들 사이의 조화는 점점 더 화합할 것이다. 힘을 합쳐 유럽이 '두 개의 폐(two lungs)'를 가지고 다시 숨쉬게 만들자. 우리가 신자들에게 뿐 아니라 유럽 대륙의 모든 사람들에게 신뢰와 희망을 전해 주자”고 제안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러시아 정교회와 로마 가톨릭 교회 사이에 긴장을 완화시키는 노력을 해 왔으며, 11세기 동서방 교회 대분열 전으로 돌아가자고 제안하기도 했었다. 키릴 대주교도 바티칸과 역사적 화해를 추구하고 있는 개혁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정교회는 교황을 러시아 정교회 전체의 긍정적인 주목을 받는 사람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두 교회는 연대를 성취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로마 가톨릭 교회는 인간의 존엄과 인권을 다룬 키릴 대주교의 글을 발표했다. 러시아 정교회도 이와 같은 노력으로 일환으로 베네딕토 교황의 서적을 발간했다.
이날 키릴 대주교의 메시지를 대독한 일라리온 알페예프 주교는 “오늘과 같은 특별한 의견 교환 형태를 통해 양 교회 사이의 발전을 보게 됐다”고 했다. 그는 조만간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키릴 대주교의 면담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