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CK 권오성 총무가 성명 발표에 앞서 대결 구도로 바뀌어 가는 남북 관계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남북 간의 화해와 평화를 주문하고 있다 ⓒ김정현 기자 |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남북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현 시국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NCCK 화해통일위원회는 한국기독교회관 2층 소예배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시국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 발표에 앞서 권오성 총무는 천안함 사태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담화문 발표와 여기에 대한 북한의 입장 발표를 지켜보며 그간 어렵게나마 이어온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의 관계가 대립과 대결의 구도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전하며 NCCK는 어떤 경우에도 민족 간에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되며 어떻게든 남북이 화해와 평화를 향해 가야 한다는 입장을 단호히 피력했다.
황필규 NCCK 정의평화국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기장 관계자와 함께 남북평화통일기도회 준비 차 북측 조선그리스도교연맹을 방문했던 일을 보고하며 북측도 상황이 어려워진데 대해 인식을 하고 있고, 남북교회가 평화와 화해를 위해 좀 더 기도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황 국장은 오늘(28일) 아침에도 조그련에서 위기상황에 대한 공동인식과 기도 당부가 담긴 이메일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또한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 발표 이후 모인 통일위원회에서 예장 통합 사회봉사부 총무 이승렬 목사, 감리교 서부연회 총무 전영호 목사, 기장총회 평화통일위원장 나핵집 목사, 이화학술원 평화학 연구센터 서보혁 박사를 초안위원으로 세워 NCCK 입장을 담은 성명 초안을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성명서는 나핵집 목사와 대한성공회 인도적지원사업본부 김현호(요아킴) 신부가 공동으로 낭독했다.
성명서는 1988년에 수립된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회선언"에 입장의 근거를 두고 있다고 전제하고, △ 어떤 경우라도 민족 간에 전쟁이 있어서는 안 되기에 우리 정부가 먼저 북한 당국과 대화하며 긴장완화 조처를 취해야 하고 △ 동북아시아 평화는 북한을 포함하여 관련 당사국들의 상호 협력과 공존을 통해 달성되며 △ 우리 군사 안보의 허점을 드러낸 관련자 처벌과 정부가 외국에 공개한 수준의 관련 자료와 조사 내용을 국민들에게도 공개하며 △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세계교회가 계속 기도하고 연대하기를 바란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성명 발표 후에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천안함 사건 조사결과에 대한 NCCK의 입장을 보다 자세히 알고 싶다는 기자의 질문에 권오성 총무는 셋째 항목에 포함되어 있는 "천안함 침몰 원인에 대해 일부에서 아직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고, 이에 대해 국민들의 의문 제기와 다른 주장을 법률로 처벌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는 진술이 적절한 수준이라고 답변했다. 권 총무는 정부 발표를 NCCK가 믿느냐 믿지 않느냐는 문제에 관해 NCCK는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자료가 없기에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는 주어진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권 총무는 군사적 대결 가능성을 배제하기 바란다는 첫째 항목의 진술에 대해서도, NCCK가 (천안함) 사건의 전모에 대해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 없는 교회 입장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교회로서 최근 충돌 가능성까지 느껴지는 현 상황에서 남북 간의 관계가 평화와 화해를 지향하는 것으로 어떻게든 바뀌어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또 이와 관련하여 NCCK 화해통일위원회가 오는 6월 17일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계획(장소 미정)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권 총무는 어제부터 해외교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자기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참여하겠다는 연락이 오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WCC 측은, NCCK가 성명을 발표하면,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성명서 또는 레터(Letter)를 내려고 준비 중이며, 17일 ‘평화를 위한 기도회’에 미국 일본 등의 대표단을 파견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한다.
최근의 남북 긴장관계를 고려할 때 조그련과 협의한 6월 남북평화통일기도회는 어떻게 될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권 총무는 예견은 했지만 만일 6월이 안 되면 10월 중에라도 개최할 계획이나 이런 긴장관계가 지속된다면 올해도 작년과 같이 못하지 않겠냐는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