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일 실시된 전국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지켜보며 먼저 이번에 선출된 광역지방자치 단체장, 기초 단체장, 지방자치 의회 의원, 교육감과 교육의원 여러분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이번 선거가 지역의 일꾼을 뽑는 지방 자치 선거이었지만 이명박 정부 임기 절반이 남은 시점에 치러졌음을 감안하면 이명박 정부와 추진 사업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이번 선거의 결과를 보면 한나라당이 압승하리라는 예측을 뛰어 넘어, 광역, 기초 단체장을 불문하고 반한나라당 성향의 의사를 국민들이 전국에서 투표로 표현하였다. 즉 이는 민주당 등 야당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남북 관계 구도의 변화, 일방적 국정 운영, 다른 의견에 대한 소통 부재 등에 대해서 국민들이 준엄하게 경고를 내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첫째, 이번에 선출된 모든 분들이 앞으로 4년간 지방 행정과 교육 행정을 책임 진 일꾼으로서 맡은 바 소임을 잘 감당하고, 지역 사회 발전과 시민의 권리 신장, 교육 개혁을 이루어가기를 기대한다.
둘째, 이명박 정부는 많은 국민들이 현 정부의 여러 추진 사업에 대하여 그동안 우려를 표명해왔고, 이번 선거를 통하여 반대 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 결과에 나타난 국민들의 뜻을 감안하여 4대강 사업, 세종시 건설, 남북 관계 등에 대하여 정부 주도 일변도로 강행하지 말고, 앞으로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가 먼저 그렇게 나설 때 이 사업들이 국민들의 동의를 바탕으로 추진될 여지가 생길 것이며, 우리 사회의 생명과 평화의 가치 증진, 지역 균형 발전과 국민 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처럼 이명박 정부가 자신들을 지지하는 그룹들과만 대화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진 종교, 시민 사회 단체, 국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소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이번 선거 결과가 현 야당에 대한 지지라 아니라 정치, 사회적인 비전의 제시, 정치적인 연대와 연합의 추구, 대안적 수권 정당 등으로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기대와 질책으로 알아야 한다.
역사를 섭리하시는 하나님께서 이번 선거를 통하여 평화와 안정, 발전의 새 계기를 마련해주시기를 기원한다.
2010년 6월 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권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