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17일, 한국기독교회관을 한국과 세계가 주목해야 하는 이유

기장, 평화협정 서명운동 발대식, NCCK,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기도회

중앙 대 지방 분열, 4대강 문제 본격 정치대결로 기장·NCCK 등 해법 전환 필요성도

천안함 유엔 안보리 회부 서한..기독교 평화 촉구 사명 보다 무거워져

6.2지방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남북 간 평화와 4대강 사업 저지를 향한 한국기독교장로회의 기도는 계속되고 있다.

기장 총회본부는 오는 17일 오후 1시 30분 한국기독교회관 대강당에서 <평화협정서명운동> 발대식을 갖는다. 한 달 전 기장 평화공동체운동본부는 1차 운영위에서 2010년 주요 사업계획으로 남북 간의 현행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시킬 것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추진할 계획을 발표했었다.

선거 다음날인 3일 <6.2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논평>에서도 기장은 남북 관계가 더 이상 대결로 치달아서는 안 되며, 정부에 화해와 협력을 통한 평화통일 정책으로의 전환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달 28일 이미 <현 시국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 입장>을 발표하며 다음 달 17일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기도회'를 준비하고 있음을 밝힌 NCCK도 같은 장소에서 오후 3시에 기도회를 열 것으로 최종 공지해 힘을 더하고 있다.

4대강과 관련해서도 기장은 8일 오후 2시 용진교회에서 '4대강 살리기 100일 금식기도회'를 연다. 10일에는 경기북노회가 다시 모여 4대 기도회를 이어간다.

여당은 현재 지방선거 승리의 여세를 몰아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광역단체장 당선자들과 협의기구를 만들어 4대강 사업 문제를 지방정부로 본격 확대하겠다는 뜻을 우상호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한나라당의 중단 불가 입장과 부딪칠 가능성이 높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대결 상황이 빚어지리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대강 사업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지적되어 온 민주적 절차 불이행과 환경적 재앙을 경고해 온 NCCK와 기장은 이러한 대결 구도가 빚어질 경우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되리라는 전망이다. '화합과 협력', '화해와 평화'을 각각 주장해오던 양측이 중앙 대 지방으로 분열된 여야의 본격적인 정치적 대결 구도 하에 놓이게 될 4대강 문제에 대한 '화해와 평화'적 해법을 어떻게 주장해나갈지 주목된다.

한편, 정부는 4일 오전 11시(뉴욕 현지시간) 박인국 주 유엔대사를 통해 안보리 의장국(멕시코)에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서 다뤄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공식 전달했다. 정부는 서한에서 유엔이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 엄중히 대응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북한은 같은 날 외무성 대변인을 통해 유엔 안보리 상정 논의를 강행할 시 초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국제 사회를 통한 정부의 대북 압박이 구체화된 상황에서, 강경 일변도의 정부의 대응 자세가 주류로 통용되어가는 상황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NCCK와 기장 등의 남북 간 긴장 완화와 평화와 화해 도모를 향한 예언자적 외침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천안함 사건을 세계적 대결의 명분으로 상정시키려는, ‘세계 최대 교회들의 나라요 선교사 파송 세계 2위의 기독교선교대국이며 장로 대통령을 세운’ 당사국에 평화를 외치고 있는 기독교인들도 있다는 사실은 거듭 강조되어도 지나칠 것이 없다는 지적이다. 북한도 남측이 유엔 안보리 회부를 추진함으로써 한반도의 비핵화를 가로막았다며 극단적 군사조치에 호소하는 일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는 경계의 목소리도 남북 간 평화를 주장하는 이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로 위축되어 있는 여권은 천안함 사건 안보리 회부를 출구 전략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3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정부에 선거 결과로 드러난 민심을 수용할 것을 촉구하며 '남북관계 복원'을 주장했다. 천안함 사건이 견인하고 있는 남북 문제 역시 향후 정치적 대결 구도 하에서 다뤄질 것을 감안하면 NCCK와 기장 등 종교계(기독교)의 평화 촉구는 더욱 더 구별된 의의를 지니리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기장의 평화협정 발대식과 NCCK의 평화 기도회에 한층 더 무거운 책임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세계교회와의 협력을 지속해 온 NCCK도 지난 시국 성명 발표 때 세계교회협의회(WCC) 측이 '평화를 위한 기도회'에 미국 일본 등의 대표단을 파견할 수 있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힌 바 있다. 그것을 끌어당겨야 할 때가 아닐까. 세계에는 국가들의 연합(유엔)만 있는 게 아니라 교회들의 연합(WCC)이 있다는 점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는 지금, NCCK의 외교력이 발휘될 때다. 민주화와 남북간 평화통일에 매진해 온 상징(象徵)인 기장도 지속적인 구심점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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