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근본주의의 폐해를 진단한 신간 <기독교 근본주의와 교육>이 출간됐다. 한신대 임희숙 교수는 기독교 근본주의의 폐해를 파헤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회 성인 교육’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교수는 독일 유학 중 근본주의가 신학에서만이 아니라 인문·사회과학 영역에서도 다양한 관점으로 연구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교회를 지배하는 근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고 밝혔다. 근본주의의 광범위한 영향력을 재고하게 된 것이다.
그는 연구를 통해서 “오늘날 한국교회의 근본주의적 성향은 특정 교단에 한정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또 근본주의적 멘탈리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회 성인 교육’ 차원에서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근본주의적 멘탈리티’란 ▲신조의 절대성에 대한 확신, 그러나 달리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해 강한 적대감 ▲비판적이고 성찰적인 담론 능력의 결여 ▲권위에 대한 굴종 따위다. 따라서 근본주의자들은 하나님에 대하여 은혜나 사랑보다는 두려움을 크게 느끼고, 자유라는 주제에 대해서도 낯설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임희숙 교수는 이러한 근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회 성인 교육의 기조와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밝히고, 그 실마리를 ‘은혜론’에서 찾았다. 그는 “은혜론의 관점에서 보면, 기독교인의 자유는 확신 강박과 그것의 다양한 변종들로부터 벗어날 때 주어진다”며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은혜로 의롭다 인정받음으로써 죄인이 하나님에게 다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는 가르침은 근본주의자들로 하여금 기독교적 자유에 눈을 뜨도록 용기를 북돋아주는 교육 프로그램의 신학적 근거”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는 ‘탈근본주의적 성서 읽기’를 제시했다. 스스로가 치열하게 성서를 읽고 해석하며 그것을 자신의 삶과 접목시켜보는 것이다. 이러한 성서 읽기에는 “기존의 문자주의적 성서 읽기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던 인간의 경험들, 예컨대 의심, 불안, 절망, 희망, 강박 등을 명료하게 표현하는 과정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렇게 자신의 경험들이 성찰될 때 비로소 사람들은 성서의 메시지를 비판적, 성찰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고 말했다.
또 그러한 성서 읽기를 체험한 사람들은 나름의 ‘관점’을 형성함으로써 지금까지 인지하지 못했던 교회 내 ‘권위 구조’와 ‘강박의 메커니즘’을 인식하고, 근본주의의 폐해를 타파하기 위한 의미 있는 변혁의 노력을 시작하게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