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강우일 주교)이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미사를 봉헌했다.
강우일 주교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이용훈 수원교구장과 전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와 함께 14일(월) 오후 3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농지 보존을 촉구하는 양수리 생명ㆍ평화미사'에 참석해 주교단의 입장을 발표했다.
미사에서 강론을 담당한 강 주교는 이미 천주교 주교단이 4대강 사업 중단에 대해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며, 주교단 전체의 의견으로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았다지만 천주교 신자들도 4대강 사업을 막고 아름다운 강산을 지키자는 데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주교는 12일 기자회견에서 "4대강 사업에 관한 천주교계의 대응은 정치적 반대가 아니라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보전하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훈 주교는 6.2 지방선거를 통해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국민의 뜻을 분명히 알 수 있었을 것이나 계속하겠다는 정부의 주장은 토건만능주의적 발상이자 비민주적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3월 12일 천주교 주교단은 주교회의 정기총회에서 생명 문제와 4대강 사업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으나 의장을 비롯한 주교단이 직접 4대강 사업 중단을 촉구하는 시국 미사를 집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6.2 지방선거 이후에도 4대강 사업이 강행되는 데에 따른 주교단의 우려가 이번 미사의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4일 6.2 지방선거 이후 국정현안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정부가 소통과 설득 노력이 부족했고 향후 4대강 수계에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을 포함해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정진석 추기경도 지난 4월 6일 명동성당을 방문한 정운찬 총리에게 국민과의 소통이 중요함을 강조했으나, 이번 주교단의 미사는 민주적 소통이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데에 대한 우려를 넘어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를 표명함으로써 4대강 사업 중단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