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성명]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이르시되 너도 오늘 평화에 관한 일을 알았더라면 좋을 뻔하였거니와 지금 네 눈에 숨겨졌도다”(눅19:42)
 
  한국기독교장로회는 그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써 왔으며, 분단의 상황 속에서 우리 민족이 화해하고 하나 되는 꿈을 꾸어왔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의 상황은 대립으로 치닫고 있으며 언제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발발할지 모르는 위험한 처지에 놓여 있다.

  올 해는 동족이 전쟁을 통해 처참한 희생을 경험했던 한국전쟁 60주년과 그것을 극복하고 남 북 정상이 만나 자주적으로 평화와 통일의 길을 함께 가자고 약속한 6.15 10주년이 되는 매우 중요한 해이다. 이에 우리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지워내고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내고자 하는 의지를 표명한다.

  한국교회는 88선언을 통해 분단으로 신음하는 이 땅에 화해와 통일의 단비를 내리게 했다. 이 빗줄기는 점점 굵어져 남북 기본합의서와 6.15선언 그리고 10.4 정상선언에 이르기까지 화해와 상생의 기운을 불어 넣었다. 그래서 이제는 남북이 대립과 적대감을 갖지 않게 되었고, 평화와 통일이 그리 멀지 않다는 믿음도 갖게 되었다. 그 경험의 결실이 바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으로 나타났으며, 분단으로 인해 단절된 육로·해로·항로가 열리면서 남북이 서로 소통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이런 결실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이래로 분단 속에서도 통일과 평화를 열망하는 민족적인 가치가 우리의 마음을 움직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결실들이 하나하나 무너지고 또다시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이 아닐까 우려하는 상황이다. 지금 우리는 열렸던 길들이 막히고 남북이 함께 했던 일들이 수포로 돌아가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최근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남북은 물론, 동북아까지 긴장이 높아지는 현실을 보면서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한다. 천안함 사건을 통해서 화해와 평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현실을 보면서 우리는 이 땅에 평화가 임하기를 기도한다.

  남․북은 극단적 대립이나 대결에서 아무런 이익을 얻을 수 없다. 대립은 결국 평화를 깨뜨리고 분쟁을 불러오고, 전쟁을 촉발시킨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배웠다. 우리는 이 엄중한 시점에서 한국전쟁 60주년이 되도록 아직도 전쟁을 끝내지 못한 정전협정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는 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내지 않고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없다고 믿는다. 한반도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며 언제라도 비극적인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 속에 있다는 것을 이번 천안함 사건을 통해 재차 확인하였다. 바꾸어 말하면 한반도의 평화를 통해서 동북아뿐만 아니라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한반도의 상황과 지정학적 이유 등으로 자의든 타의든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 정전상태를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여 한반도가 평화의 지대로 바꾸어지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평화의 길로 한걸음 더 다가가는 것임을 고백한다.

  우리는 위의 고백을 바탕으로 평화협정으로 가는 길에 디딤돌을 놓고자 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인들 모두가 평화의 도구가 되기로 결단할 때 우리 앞에 평화의 길이 열리리라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는 사실상의 교전 당사자인 남한과 북한이 더 이상의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약속으로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 평화협정의 관련국가인 미국과 중국은 남과 북의 합의가 지켜질 수 있도록 국제적 협력을 해야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평화협정의 체결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모든 대북제재정책을 철회하고 인도적 지원을 허용하며, 평화협정에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줄 것을 촉구한다. 무기가 평화를 보장하지 못한다는 것은 성경에서 증언하고 역사가 증명한다. 진정한 평화는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과 창을 쳐서 보습을 만드는 평화적 몸짓을 통해서 시작된다. 남과 북 모두가 평화의 땅 한반도를 꿈꾸며 전쟁 없는 민족을 위해 결단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이 평화의 길로 인도해 주실 것이다.

  이제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정전협정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통해 항구적인 평화가 이 땅에 이루어지기를 위해 기도할 뿐만 아니라 서명운동을 통해 확산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모든 사람들과 연대할 것이며, 이제 다시는 전쟁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기도하며 나아갈 것이다. 위기의 순간 마다 우리민족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결정하지 못했던 지난날들의 비극을 다시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 기장교단과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세계교회의 그리스도인들과도 한반도의 평화가 세계평화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고 함께 기도하며 노력해 주기를 간곡히 호소할 것이다. 우리는 막힌 담을 헐어 둘을 하나로 만드신 화해의 주님(에베소서2:14)께서 우리와 함께 평화의 길을 내시며 함께 걷고 계심을 믿고 평화와 통일을 향한 기도의 행진을 계속할 것이다!

2010년 6월 17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김현배 목사
평화공동체 운동본부 공동대표 권영종·나핵집·배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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