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한상렬 목사 방북의 의미
“민족 양심, 신앙 양심, 6.15 살리려고 평양에 왔습니다.”
6.2 지방선거 이후, 사람들이 이제 월드컵에 관심을 갖고 한국과 그리스의 첫 경기를 지켜보는 가운데 한상렬 목사의 방북 소식이 전해졌다.
1989년 문익환 목사의 방북으로 통일의 물꼬가 터지면서 2000년 6.15 공동선언, 그리고 2007년 10.4 선언으로 통일의 물길이 이어졌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면서 6.15와 10.4 선언의 이러한 모든 결실은 사라져버렸다. 금강산과 개성으로 가는 길이 막혀버리고, 이명박 정부는 인도주의적 차원의 지원도 허락하지 않았다. 게다가 북한에 대한 응징과 전쟁불사가 마치 애국인 것처럼 표현되는 삐뚤어진 극우의 목소리는 높았으며, 천안함 사건의 진실공방에 따른 북한의 불편한 심기 등이 맞물려 한반도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냉전의 기운이 감돌았다.
이명박 정부의 반통일적 정책은 이번에도 ‘6.15 10주년 기념행사’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주도의 통일교류를 활성화 하지도 않으면서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사람들의 자발적 민간교류 마저 억제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상렬 목사는 평화와 통일의 가치 회복과 6.15 공동선언 실천이행을 하지 않는 이명박 정부에 항의하며 방북의 길에 올랐다. 한상렬 목사의 방북 의미는 그의 평양도착 성명에 아주 간명하게 잘 나타나 있다.
“민족 양심, 신앙 양심, 6.15 살리려고 평양에 왔습니다.”
천안함 사건으로 인해 분단이 지속되거나 참혹한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민족 양심’과 ‘신앙 양심’을 실천하기 위해, ‘6.15 정신 계승’의 필요성을 밝히며 방북을 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한상렬 목사의 방북취지를 바르게 보아야 한다. 방북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문제만을 부각시킨다던지, 그의 방북을 ‘친북적 성향 때문’이라고 왜곡시키지 말아야 한다.
‘전쟁반대와 평화협정 체결’ 그리고 ‘6.15 선언 실천’, 이것은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모두의 과제이다. 이명박 정부가 아무리 평화와 통일의 물결을 막으려 해도, 우리는 계속해서 교류의 물꼬를 트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2010년 6월 15일
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권영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