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합선교회, 22일부터 에든버러 1910 100주년 기념대회 개최
WCC 에큐메니컬 운동에 대한 유연한 입장과 부정적 입장 엇갈려
정병준 교수, “모두 에든버러 1910이 모태..잘못된 비판은 지양해야”
▲ 기조강연에서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2010 한국대회 대표대회장)는 WCC가 '선교'와 '복음전도'를 결코 분리시키고 있지 않고 있으며, '2010 한국대회'가 세계의 복음화와, 그리고 WCC와 로잔 세계선교대회의 '화해와 일치'의 차원에서 새로운 선교 개념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태양 기자 |
100년 전 영국에서 열렸던 에든버러 선교사대회는 에큐메니컬 운동을 펼쳐나가고 있는 세계교회협의회(WCC, 1948)만 탄생시킨 것이 아니었다. 1974년의 로잔언약 또한 에든버러 선교사대회의 산물이었다.
22일부터 예장통합 서울교회에서 시작된 1910년 에딘버러 세계선교사대회 100주년 기념 <2010 한국대회>는 로잔 그룹의 입장에 서 있는 대회였다(본지는 '에든버러'라고 표기하나 2010 한국대회는 '에딘버러'라고 표기하므로 이하에서 그것을 그대로 표기한다).
이번 달 2일부터 5일까지 영국 에든버러에서 열렸던 100주년 기념대회는 재정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축소 진행되었으나, 세계 각지에서 1910년 에든버러 선교사대회 100주년을 기념하는 대회들이 개별적으로 개최되었고 또한 예정되어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에서 '도쿄 2010 세계선교대회'가 열렸고 오는 10월에는 로잔위원회, 세계복음주의연맹(WEA)이 주관하는 '제3차 국제로잔복음화운동대회'가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다.
7월 5일까지 서울, 인천, 부산에서 열리는 '2010 한국대회'는 한국의 복음주의자들이 모인 한국연합선교회가 주최한 대회로 국내외의 선교학 교수와 선교사 등이 참여해 "선교"가 1910년 에든버러 대회의 지상과제였음을 드러냈다.
그런 만큼, 74년의 로잔 그룹이 갖고 있던 유연한 입장도 재확인할 수 있었지만, 에큐메니컬 운동에 헌신해온 WCC에 대해서는 부정적 평가도 이뤄졌다.
▲ 기조강연을 하고 있는 풀러신학교 선교학 교수 폴 피어슨 박사 ⓒ김태양 기자 |
풀러신학교 선교학 교수인 폴 피어슨 박사는 주제발표에서 '에딘버러 이후의 선교 운동'의 역사와 현안, 경향을 짚어나가며 "WCC의 신학이 부식되었다"고 혹평했다. 그는 "WCC에서 복음이 중심 위치를 잃고 모호한 보편주의가 자리 잡았고, 복음을 비기독교인에게 전한다는 의미에서의 선교는 오늘날 WCC의 협의사항 가운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서울교회 위임목사이자 이번 대회 대표대회장인 이종윤 목사는 "WCC가 '선교'와 '복음전도'를 결코 분리시키고 있지 않고 있으며, '2010 한국대회'가 세계의 복음화와, 그리고 WCC와 로잔 세계선교대회의 '화해와 일치'의 차원에서 새로운 선교 개념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로잔 세계3차대회의 주제 성구인 "화목하게 하는 말씀을 우리에게 부탁하셨다"는 고린도후서 5장 19절을 인용해 '케리그마의 실천'으로서의 선교를 제시했다.
혹평과 화해의 시도가 엇갈리는 이번 대회에 대해 서울장신대 신학과 정병준 교수(교회사)는 로잔 그룹의 경우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해석을 먼저 내놨다.
"현재의 로잔 그룹은 1910년 에든버러 이후 등장한 국제선교협의회(IMC, International Missionary Council) 중 WCC와 통합된 에큐메니컬 그룹과 분리된 채로 남은 그룹을 모태로 한다. 성서비평학을 사용하는 에큐메니컬 그룹과 달리 이쪽은 문자주의적인 해석을 하는 입장이고 여기서 보편주의 논쟁이 나왔다. WCC 안에는 대단히 다양한 구성원들이 존재하고 또한 완벽하다고도 볼 수 없다."
그러나 정 교수는 WCC를 '용공이다, 선교를 하지 않는다'라고 매도하는 것은 잘못이며 또한 사실을 왜곡하는 행위라는 점을 동시에 밝혔다.
"선교를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있다. 로잔 그룹 쪽은 개인구원을 선교라고 여기지만, WCC와 같은 에큐메니컬 그룹은 선교란 회원교회 차원에서 하는 것이고 협의회에서는 다른 차원의 선교문제를 다룰 뿐이지 선교를 안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교단체의 경우는 이야기가 좀 다르다. 선교단체는 선교를 강조해야만 존재할 수 있는 단체이기 때문에 WCC가 왜 사회문제만 이야기 하냐고 한다. 그러나 WCC도 선교를 한다."
에든버러 1910의 의의를 과연 '선교' 개념 하나로만 요약할 수 있으며, 설혹 그렇다 하더라도 에든버러 1910이 낳은 IMC나 WCC와 같은 후발주자들이 이룬 성과들을 '선교' 개념 하나로만 평가할 수는 없지 않겠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 교수는 역사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19세기에 세계로 선교를 확장하던 서구 개신교가 20세기 들어 부딪친 문제 중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서구 열강의 식민지에서 대두하는 민족주의의 문제였다. 이후 IMC와 WCC의 창시자인 존 모트가 8가지 주제에 대해 광범위한 앙케트를 실시한 결과 가장 큰 문제가 교회 분열의 문제이며 또 식민지의 민족주의적 반발이었는데 그는 여기에 올바로 대처하지 못하면 향후 선교에 큰 장애가 생기리라는 것을 이미 백 년 전에 내다 본 것이다. 바로 거기에서 현대 에큐메니컬 운동이 태동한 것이다."
그는 선교(에든버러 1910)를 잇는 IMC에서 신학(faith and order), 봉사(life and work)라는 2가지의 큰 흐름이 추가적으로 발생해 나왔고 그 중 봉사운동과 신학운동이 합쳐져서 WCC가 만들어졌으나 전통적 선교를 강조하며 거기에 합류하지 않은 그룹이 향후 로잔 언약을 만들어낸 복음주의 그룹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양측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서로의 장점을 받아들이고자 했던 70년대를 회상했다.
"60년대에 앞서 말한 '봉사' 일변도로 갔던 바를 시인한 WCC는 70년대를 지나면서 복음주의권의 주장을 많이 검토했다. 복음주의권 역시 74년 로잔 언약에서 그동안 개인구원만 강조해왔고 사회참여에 상대적으로 소홀했음을 반성했다."
그는 양측이 각자의 논리를 세워 비판도 할 수 있지만 대립각을 세워서 충돌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다만 잘못된 논리를 가지고 비판하는 것만큼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기조강연에서 WCC에 대한 혹평을 내놓은 2010 한국대회에 대해 "그런 식으로 대립하는 것이 에든버러 1910의 정신은 아니지 않느냐"는 반문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