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식 한신대 명예교수 ⓒ베리타스 DB |
요즘 한국사회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 문제로 혼란스럽다. 이 혼란은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꺼리는 사람들의 목소리 때문이다. 그들은 어떤 권위에 예속되어 자유가 없거나 상식을 무시하는 사람이다.
16세기경에 문예부흥과 종교개혁운동이 일어나고 있었을 때 로마천주교에 속한 예수회수도단 수도승들은 교황이 콩을 팥으로 혹은 팥을 콩으로 말하더라도 그대로 따르기로 맹세하고 종교재판장이 되었으니 진실이 가려질 수 밖에 없었다. 반면에 갈릴레오는 교황이 태양이 돈다고 해도 자기는 지구가 돈다고 하였는데 그것이 진실이었고 그 진실은 상식이 되었다. 이렇게 진실과 상식은 같이 간다. 때로 상식이 진실을 대변하여 준다.
천안함이 내부폭발이 아닌 것은 진실이 되었고 그것이 진실일진대 외부폭발을 만든 나라가 한국과 미국과 북한 세 나라 중 어느 나라일까? 이것은 우리의 상식 문제이다. 남한과 미국이 저지른 일일 수가 없고 북한의 소행일 것이다. 그동안의 수많은 도발사건이 북한의 소행이었음은 우리의 상식이다. 북은 기회만 있으면 남한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고 선군정치를 자랑삼아왔는데 선군정치와 그 체제는 정쟁체제이다. 이것이 상식이 아닌가?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큰 나라가 6.25 전쟁이 남침인지 북침인지를 이제는 알고 있으면서 그 진실을 밝혀지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꺼리고 있는데 이번 천안함 침몰의 원인 규명도 두려워하고 꺼리고 조사단을 보내 조사한다면서 시일만 끌고 있다. 그 두 나라 지도자들이 북한을 테러를 저지르는 나라라는 상식은 가지고 있으나 북한과의 정치적 유대관계에 구속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진실과 상식을 두려워하는 나라는 북한처럼 공포정치를 하는 나라이다. 한국 국내에서도 천안함 침몰의 진실이 밝혀진 것을 두려워하여 성명서를 발표한 단체가 시민사회에서는 참여연대이고 종교단체에서는 기독교장로회이다. 이 두 단체는 국제조사단이 밝힌 진실을 믿을 수 없다고 하였는데 어떤 분명한 이유도 내놓지 않았고 또 진실을 밝힐만한 수단도 없는 단체이다. 그러므로 이 단체는 시민단체나 종교 교단이라기보다 정치단체와 같다.
정치단체는 정당처럼 콩을 팥이라고 우길 때가 있다. 그러나 종교단체는 본래 진실이 아닌 것은 생각지도 말하지도 않는 법이다. 진실인지 아닌지 분명치 않을 때는 입을 닫고 있어야 한다. 종교는 진실이 아닌 것은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만일 천안함 침몰의 원인이 정부와 국제조사단이 밝힌 것이 진실이 아니라면 성명서 정도를 가지고 싸워서는 안된다. 요즘 한국에서 나돌고 있는 성명서들은 종이만큼 가벼워 바람아 날라 다닌다. 한 번 해보는 소리가 되고 체면을 위해서 내놓은 성명서가 체면과 위신을 추락시키는 것이 된다.
지금 북한은 식량난과 민생문제가 심각하다. 이에 (남한) 정부의 시책에 구애되지 않고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촉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북한과 같이 불장난을 잘하는 나라가 곤경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막기 위해서 필요하다. 이것은 단순한 인도주의 정신을 떠나서 수준 높은 정치이다.
또한 참여연대와 기독교장로회가 천안함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밝히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성명서를 낸 숨은 이유가 북한을 자극하여 남침을 하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었다면 그것은 고도의 칭찬할만한 정치일 수 있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북한을 비호하기 위한 것이다. 필자는 그 성명서들이 고도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에 부합하는 것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