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삶의 메시지다' |
세상 사람들 모두를 사랑하기보다 내 옆의 한 사람을 사랑하기가 더 힘든 법이다. 말과 실천의 괴리가 그만큼 큰 까닭이다.
마태복음 5장부터 7장(산상수훈)에 기록된 예수님의 가르침도 심플하기 그지없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려면 이런 고행이 없다. 심령이 가난하고 애통하고 온유하고 의에 주리고 긍휼히 여기는 것도 모자라 의를 위하여 ‘핍박 받는 자’가 되라고 한다.
산상수훈은 ‘천국의 헌법’으로 불린다. 여기에 천국 가는 길이 있다는 그리스도인들의 고백인 셈인데, 그러나 이 귀하게 주어진 천국의 헌법을 무시하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이 넘쳐나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의 신간 「삶이 메시지다」(포이에마)는 산상수훈을 한국교회가 붙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시종 전한다.
그는 산상수훈이 “예수 정신의 알짬이자 기독교인들이 마땅히 삶의 강령으로 삼아야 할 가르침”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선드러진 표현에 놀라고 드높은 정신의 높이에는 감탄하지만 그것을 살아낼 엄두는 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그 결과 성도들은 의를 좇지 못했고 한국교회는 양적 성장이라는 덫에 걸렸다. “기독교인들이 사로잡힌 허장성세는 또 얼마나 애처로운가. 경쟁적으로 교회 건물을 크게 지으려는 시도, 이런저런 명목으로 헌금을 거둬들이는 시도, 영혼에 대한 진정한 관심과 사랑보다는 물량적인 세 불리기에 집착하는…”
이에 산상수훈이라는 천국의 대헌법으로부터 한국교회가 다시 시작해야 함을 그는 말한다. 나쁜 열매가 열린 나무는 찍혀 불살라지는 법(마태복음 7장)이니, 이제 욕심에서 비롯된 확장에의 욕구를 내려놓고 “‘있음’ 그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에 감화를 일으키고 세상을 정화하는 큰 혼”을 비전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또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마태복음 7장)고 하셨으니, 내가 남들과 비교당하지 않고 싶은 것처럼 남들에게도 크기의 신화를 강요하거나 비교에 근거한 우월감과 열등감을 느끼지 않게 해야 하지 않겠냐고, 하나님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똑같이 해를 비춰주시니(마태복음 5장), 내 가족, 우리 교회, 우리 고향 사람만 사랑하는 미성숙에서 벗어나 더 큰 사랑의 원을 그려야 하지 않겠냐고 말한다.
이런 식의 산상수훈 곱씹기를 담은 30편의 글들이 이번 책에 수록됐다. 읽다보면 헌법처럼 막연하게만 다가왔던 산상수훈이 삶의 한가운데에 들어와서 이런 저런 할 일을 말해준다. 잊고 있던 천국의 헌법에 다시금 다가가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