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비엔나기술대학에서 열린 다종교 모임에 참석한 울라프 트비트 총무가 에이즈 문제에 대한 자신의 소견을 밝히고 있다. ⓒWCC |
18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개회한 '제18회 국제 에이즈 회의'에 앞서 세계 종교지도자들이 에이즈 환자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세계교회협의회(WCC) 울라프 트비트 총무는 에이즈 문제가 '성 정의'(gender justice) 차원에서만 다뤄져서는 안 되고 '정의 문제의 기본'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17일 비엔나기술대학에서 열린 다종교 모임(multi-faith conference)에서 밝혔다. 이 모임에는 250여 명의 종교지도자와 에이즈 관련 활동가들이 참석하여 '이곳에 권리를, 바로 지금 : 종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타이틀 하에 에이즈 문제 해결을 위한 종교인의 역할을 논의했다.
트비트 총무는 1987년 WCC의 중앙기구가 "사회경제적 지위, 인종, 성, 성적지향성과 관계없이 의료적 돌봄과 목회적 돌봄을 받을 권리"를 천명했다고 밝히고, "우리는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책임들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종교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언어와 글로써 (에이즈 문제에 대한) 돌봄을 수행해야 한다"며 이는 곧 "경전의 내용만을 설명하는 데서 벗어나 그 내용을 구체적인 상황 속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함을 뜻한다"고 밝혔다.
영국에 기반을 둔 이슬람 NGO 'Islamic Relief'의 하니 엘 바나 전 회장은 "에이즈 문제가 예전과 같이 다가오지 않는다. 이제 그것은 '책임'의 문제"라고 말했다.
덧붙여 에이즈 대응을 위해 종교공동체들은 모스크와 교회, 회당, 사원 같은 곳에서 풀뿌리 사람들을 동원할 수 있지 않겠냐고 밝혔다.
이번 다종교 모임은 에큐메니컬옹호연맹(Ecumenical Advocacy Alliance)이 조직한 다종교 그룹이 주관했다. 이 연맹의 리처드 피 의장은 "세계인들은 종교인들이 협력해서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확인했고 이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 에이즈 회의'에는 올해 전 세계 2만여 명의 의료전문가, 정치가, 관련기구 활동가 등이 참석하여 18일부터 6일 동안 '이곳에 권리를, 바로 지금'(Rights Here, Right Now)이라는 주제 하에 세계 에이즈 대응 대책을 논의한다.
회의의 기조연설을 맡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에이즈 약물치료를 받는 숫자) 500만 명은 치료가 필요한 전체 인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자금, 그리고 자금 사용 방식의 진정한 변화 없이는 에이즈 전염을 끝낼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