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1일 오후6시 30분 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한미 FTA 저지와 이명박 정부 실정 규탄 및 민주회복을 위한 목요 촛불 시국기도회’를 NCCK 정의평화위원회, 촛불을 켜는 그리스도인들, 한국교회 인권센터, 한미FTA 기독교공동대책위원회가 공동주관하여 가진 바 있다.
그런데 이 기도회를 경찰이 불법 집회로 간주하여 지난 해 6월 18일경 ‘양재성 목사, 김경호 목사, 문대골 목사, 김영철 목사, 이명남 목사, 박득훈 목사, 조헌정 목사, 김성윤 목사, 조정현 목사, 이필완 목사, 최헌국 목사, 이은영 청년, 배성진 청년 등 13명에게 집시법 위반을 적용하여 각각 소환장을 발부하였다.
이는 명백한 종교탄압으로서 어처구니없는 처사이기에 2009년 7월 2일 혜화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환장을 담당자에게 모두 반납하였습니다. 이후 혜화경찰서는 NCCK 총무를 찾아와 원만한 해결을 언급했고, 실무선에서 1~2명이 조사받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자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에 2010년 1월 4일 김성윤 목사와 최헌국 목사가 혜화경찰서에 자진 출두하여, 종교집회를 불법집회로 간주하여 소환장을 발부한 것에 대하여 유감의 뜻을 표명하였다. 그러나 조사과정에서 표명한 것과 달리, 서울지방검찰청의 강수산나 검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공소를 제기하고 약식 명령하였다. 이에 7월 27일 11시30분 형사재판을 받게 되었다.
이와 같은 검·경의 제반 조치는 우리 기독교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그리스도의 평화와 하나님의 정의를 구현하는 차원에서 이 땅의 고통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과 생명권 등을 위해 예배하고 기도하면서, 예언자의 목소리를 낸 것을 사법적인 잣대로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번 검경의 처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경찰의 소환장발부와 검찰의 공소제기는 종교자유를 침해하는 초헌법적 행위이다.
그동안 우리는 종교의 자유라는 기본적 권리를 바탕으로 사회갈등과 사회불안에 대해 성서적, 복음적 메시지를 전하면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 하지만 우리의 예배와 기도회가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어 피의자로 소환된다는 것 자체에 커다란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
우리는 검·경의 소환 및 재판회부는 종교자유를 침해하는 초헌법적 행위로 보고, 신앙수호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다. 현 정권은 이제 민주주의 후퇴를 넘어 종교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초헌법적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우리는 이 정권에 등을 돌리고 새로운 하나님의 정권을 세우기 위해 믿음의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
2.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사죄와 재발방지, 검찰의 공소취하를 요구한다.
지난 용산참사 현장의 촛불예배 당시 목회자의 설교 내용 가운데 반정부적 내용이 있으면 정치집회로 간주하여 처벌하겠다는 현장 경찰지휘관의 경고가 있었다. 또한 경찰이 지난해 소환장을 발부할 즈음에 용산참사 현장에서 기도하고 있던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에게 물리적 폭행을 가하는 등 종교인들에 대해 악의적인 탄압을 가하였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우리에게 발부한 소환장과 공소제기는 우리 사회를 공안광풍으로 몰아치게 하기 위한 계획의 한 부분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서울 경찰청장에게 묻고자 한다. 서울경찰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교회와 목회자, 평신도 앞에 사죄하고 기독인과 종교인들에 대한 초법적 행위에 대한 재발방지를 약속할 것을 요구한다. 동시에 검찰은 김성윤 목사와 최헌국 목사의 공소사실을 즉각 취하할 것을 요구한다.
3. 하나님께 받은 우리의 사명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는 어둠의 세력에 의해 사방으로부터 우겨쌈을 당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이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기도하고, 촛불을 밝히는 것은 그 부름에 대한 우리의 신앙적 응답이다. 이 일을 우리 신앙인들은 무엇보다도 귀중하게 생각하며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고백한다. 따라서 그 길 앞에 어떤 장애가 가로 놓여도 우리는 기어이 그 좁은 길을 걸어갈 것이다. 우리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가 그 고난의 길을 십자가를 지고 가셔서 죽음을 당했으며, 마침내 부활의 영광을 이루셨기 때문이다.
경찰당국이 우리에게 소환장을 보내고 검찰이 공소를 제기하는 것으로, 우리의 걸음을 멈춰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 그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생각이다. 이명박 정권이 종교자유마저 침해하는 반기독교 정권으로 판명난 이상, 우리는 반민주적인 정권에 맞서서 믿음의 싸움을 계속할 것이며 그 싸움은 하나님의 승리로 끝날 것이다.
주후 2010년 7월 22일
한국교회 목요기도회 탄압하는 검·경 규탄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