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당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마치 당이 이원화 돼 분열된 것 처럼 비춰졌던 기독사랑실천당(이하 기독당, 대표 민승 목사)이 분열의 위기를 넘어 화합의 길을 걷기로 했다.
23일 비상대책위원회 주관으로 기독교회관 4층 411호에서 <기독당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그동안 지도부에 △정치 자금 운용에 관한 회계 장부 열람 △민승 목사 사상 검증 등을 요구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 고영석 장로와 몇몇 비대위원들이 있었으며 새로 취임한 민승 대표를 비롯해 그를 지지하는 김형좌 목사 등 당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기독당 민승 대표 ⓒ김진한 기자 |
민승 대표는 먼저 "공천 심사나 과정이 누가 보더라도 떳떳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혈연·지연·학연에 매이지 않는 공천을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밀실정치를 안하겠다"며 정치 자금 운용 및 회계 장부의 투명성을 제고해 당을 깨끗하고 투명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2007년 제 17대 대통령 선거 당시 기독당 자문위원장으로 민승 대표가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대신 대통합민주당 정동영 후보를 찾아 격려한 점에 관한 해명도 있었다.
민승 대표는 "진보, 개혁이 무조건 나쁘다고만 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친북 좌파냐가 문제이고, 그런 쪽하고는 (본인이)아무련 관련도 없으며 또 누구보다도 (친북 좌파에)반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2007년도 보수적인 목회자로 알려진 P목사, Y목사 등과 함께 평양에 다녀온 일을 설명하며 "북측에서 예배 시간에 김일성 생가를 가자 했지만 단장으로 있던 나는 끝까지 예배를 드려야 한다고 했고, 결국 김일성 생가를 가지 않고 예배를 드렸다"고 말하며 자신이 반공주의자임을 재차 확인했다.
이어 기자들 앞에 나선 고영석 장로는 "지난 2년 동안 기독당 비상대책위원회가 당의 정상화를 위해 활동한 것이 마치 당이 이원화 돼 분열된 것처럼 비쳐진 것에 대해 사과한다"며 "앞으로 당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상화위원회 위원장 고영석 장로 ⓒ김진한 기자 |
화합하게 된 경위를 묻는 질문에 고 장로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고, 당이 분열이 아닌 화합으로 가자는 취지에 지도부들과 모든 당원들이 협력한 덕분"이라며 "앞으로 당원으로서 기독당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데 힘쓸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끝으로 기독당의 비상대책위원회는 해체됐다. 그러나 여전히 당내 갈등이 깨끗하게 해결됐다고 하기엔 이르다. 비대위 관계자들 중 일부는 당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쓴소리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회계 장부 열람 등을 이유로 전 대표 최수환 장로를 상대로 낸 소송도 여전히 취하하지 않은 상태다. 또 비대위가 ‘정상화위원회’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당내에서 계속 존속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이날 비대위측에서 만든 기자회견문에는 비대위 명칭이 정상화위원회로 바뀌어져 있었다.
이밖에도 얼마 전까지 비대위와 의견을 같이 하며 활동했던 전 기독당 공동대표 전광훈 목사의 행보도 주목된다. 아직 비대위측은 당원으로 정상적으로 합류하자는 이번 결정과 관련해 관해 전 목사와 의견을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에 하나 전 목사가 이 같은 비대위의 뜻을 따르지 않을 경우 당 화합에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한편, 기독당이 설혹 정상화 되더라도 개신교인들을 비롯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 국회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기독당이 최근 내세운 정책을 보면 △교과서 기독역사 왜곡수정 △교회 및 종교재단 은행이자 3% 이하 등을 관철시키겠다고 했다. 이런 정책에 다문화· 다종교 사회에 살고 있는 성숙한 문화 시민들이 기독당을 지지할지 또 당의 정책이 ‘종교 편향’으로 비춰져 타종교와 갈등을 유발하지는 않을지 그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