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헌을 기초로 한 예수 탐구가 복음서에 대한 신빙성을 해체할까 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는 오늘날 신약학계의 현실 가운데, 세계신약학회 회장을 지낸 세계적인 신약학자 제임스 던(James D.G. Dunn, 71)이 공관복음서의 신빙성을 주장했다. 그의 이러한 주장이 담긴 책 'Jesus Remembered'가 차정식 교수에 의해 <예수와 기독교의 기원>(새물결플러스)으로 번역 출간됐다.
그 동안 서구학계를 중심으로 한 예수 탐구는 공관복음서 외 다양한 문헌자료를 기반으로 다양한 가설에 깊이 몰입돼 있었고, 이는 도그마로부터의 탈주와 역사로부터의 탈주를 주장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예수가 정말 실재했는가'라는 의심까지 낳고 있다.
이는 많은 고민거리를 던진다. '기독교회가 믿는 공관복음서는 예수에 대해 알려줄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자료가 될 수 없는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예수와 기독교의 기원에 대해 알기 위해 지금까지 감춰졌던 비밀스런 다른 문서들을 통해 역사의 진실을 발견해야 하는 것인가?'라는 학문적 고민, '지금까지 기독교회가 알고 믿었던 예수는 거짓인 것인가?'라는 신앙적인 회의에 이르기까지…
지금도 계속되는 이러한 질문에 직면하여 저자 제임스 던은 이번 책에서 문서 가설과 역사실증주의에 기초한 기존 예수 연구의 역사와 문제점 및 새로운 예수 탐구의 동향을 집중적으로 다룬 뒤, 공관복음서의 기자들이 '구전된 예수'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여 전달함으로써 오늘날에도 우리가 충분히 신뢰할 만한 예수를 만날 수 있음을 말한다.
던은 예수에 대한 역사적 탐구의 유일한 현실적 객관성은 '기억된 예수'라는 한계를 인정하고 시작한다. 이어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 전통은 초창기 그리스도교 내에서 '예수를 기억하려는 관심'이 있었음을 확인해준다고 말한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 전통이 '어떻게 예수가 기억되었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던은 "'구전 양식'으로 그 전통을 정기적으로 활용하고 다시 또 반복하여 활용함으로써 그것이 본질적인 형태를 갖추게 되었음을 (복음서는) 거듭 강하게 암시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는 "예수가 끼친 최초의 직접적인 영향으로 그 본질적인 형태가 갖추어졌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복음서에 나타난 '기억된 예수'야 말로 "정말 예수이거나 우리가 그에게 당도할 수 있는 최대치로 그에 근접한 예수"라는 주장이다.
이번에 출간된 상권에서는 제1부(신앙과 역사적 예수)에서 역사적 예수 탐구의 과거와 현주소를 점검하고 이어 제2부(복음서에서 예수로)에서 예수와 기독교의 기원을 탐구하기 위한 자료들 및 전통과 역사적 맥락을 살핌으로써 복음서를 통해 예수로 나아갈 수 있는 다리를 놓고 있다. 제3부(예수의 선교)에서는 요한의 세례에서부터 시작하여 하나님의 나라에 대해 공관복음서가 기억해 증언하고 있는 메시지를 풀어나간다.
출간 예정인 하권에서는 예수의 메시지가 겨냥한 대상과 제자직의 성격을 살핀 뒤 제4부에서 사람들이 예수를 누구라고 생각했는지와 예수는 자신의 역할을 어떻게 보았는지를 추적하고, 마지막으로 예수의 선교에 대한 제5부는 예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논의로 나아간 다음, 기억된 예수에 대한 내용으로 끝맺는다.
추천사에서 소기천 교수(장신대, 신약학)는 "이 책이 출간된 2003년에 세계성서문헌학회(SBL)에서 즉시 구입하여, 몇 년 동안 신학교 강의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여 왔다. 예수의 삶과 말씀 더 나아가 그 분의 교훈을 우리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윤철원 교수(서울신대, 신약학)는 "(이 책에서) 복음서와 예수의 정체성에 역사탐구라는 이름으로 덤터기 쓰인 허망한 혐의는 말끔하게 처리되었다. 역사적 예수의 진실을 찾아 헤매던 현대성서학계는 제임스 던에 의해 구명된 것 같아 안심이 된다. 결국 복음서에 보도된 예수와 기독교의 기원이 결코 진리를 호도하는 연출이 아님을 역설하여, 기독교의 핵심가치들을 기꺼이 긍정하도록 이끈다"고 추천했다.
크리스토퍼 터킷 박사(펨브로크 칼리지, 신약학)는 "<예수와 기독교의 기원>은 구전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면서 때로는 도발적"이라며 "이 책이 다음 세대를 넘어 계속해서 예수 연구의 틀을 잡아줄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목차
약어표 l 10
저자 서문 l 23
제1장 생성기의 그리스도교
제1부 신앙과 역사적 예수
제2장 서론
제3장 역사인식의 각성 또는 재각성
3.1 르네상스 55
3.2 종교개혁 60
3.3 예수에 대한 인식 63
제4장 도그마로부터의 탈주
4.1 계몽주의와 근대성 66
4.2 계시와 기적 벗어나기 70
4.3 자유주의의 예수 77
4.4 예수 생애의 비평적 재구성을 위한 자료들 84
4.5 자유주의 탐구의 붕괴 91
4.6 사회학적 관점에서 본 예수 100
4.7 신자유주의의 예수 다시 들어오다 107
4.8 결론 115
제5장 역사로부터의 탈주
5.1 역사비평적 방법 118
5.2 신앙을 위한 불가침의 영역 탐색 122
5.3 루돌프 불트만 (1884?1976) 125
5.4 제2의 탐구 132
5.5 제3탐구? 141
5.6 포스트모더니즘 149
제6장 역사, 해석학, 신앙
6.1 계속되는 대화 157
6.2 역사적 탐구의 필요성 159
6.3 역사가 무엇을 전달할 수 있는가? 160
6.4 해석학적 원리들 173
6.5 언제 신앙의 관점이 처음으로 예수 전통에 영향을 끼쳤는가? 191
6.6 두 가지 추론결과 203
제2부 복음서에서 예수로
제7장 자료들
7.1 외부 자료들 213
7.2 예수에 대한 최초의 언급들 216
7.3 마가 217
7.4 Q 221
7.5 마태와 누가 235
7.6 도마복음 237
7.7 요한복음 242
7.8 다른 복음서들 245
7.9 예수의 가르침과 알려지지 않은 어록에 대한 지식 250
제8장 전통
8.1 그리스도교의 창립자 예수 252
8.2 예언의 영향 268
8.3 구어 전통 275
8.4 구어 전통으로서의 공관복음 전통: 서사들 297
8.5 구어 전통으로서의 공관복음 전통: 가르침들 317
8.6 구어 전승 336
8.7 요약 353
제9장 역사적 맥락
9.1 ‘유대교’에 대한 잘못된 전제들 358
9.2 ‘유대교’를 정의하기 364
9.3 유대교의 다양성 ― 외부에서 본 유대교 370
9.4. 유대적 분파주의 ― 내부에서 본 유대교 391
9.5 1세기 유대교의 통일성 398
9.6 갈릴리 유대교 406
9.7 갈릴리의 회당들과 바리새인들? 418
9.8 정치적 맥락 424
9.9 예수의 생애와 선교 개요 428
제10장 복음서를 통해 예수로
10.1 추가 탐구는 성공할 가망이 있는가? 447
10.2 어떻게 진행하는가? 452
10.3 핵심 논지와 방법 458
제3부 예수의 선교
제11장 요한의 세례에서 시작하여
11.1 왜 ‘베들레헴’부터 시작하지 않는가? 466
11.2 세례자 요한 476
11.3 요한의 세례 486
11.4 요한의 메시지 494
11.5 요단에서 예수의 기름부음 506
11.6 요한의 죽음 514
11.7 유혹받은 예수 516
제12장 하나님의 나라
12.1 하나님 나라의 중추성 521
12.2 ‘하나님 나라’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526
12.3 세 가지 핵심 질문들 537
12.4 임하게 될 그 나라 551
12.5 그 나라가 왔다 588
12.6 수수께끼 풀기 623
참고 문헌 l 652
역자 후기 l 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