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를 주교로 임명한 임명한 미국성공회를 세계성공회공동체에서 제명시켜야 한다는 제안이 세계 성공회 지도부에 의해 기각됐다.
세계 성공회의 수장인 로완 윌리엄스 대주교를 포함해 총 15명으로 구성된 상임위원회는 최근 런던에서 비공개 회의를 연 끝에 "성 문제와 관련한 불안이 성공회의 일부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성 문제로 인하여) 우리가 분열한다면 성 문제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의가 중단되고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성공회를 탈퇴시켜야 한다는 제안은 지난 5월 미국성공회가 레즈비언인 메리 글래스풀 사제를 로스앤젤레스 교구 부주교로 임명한 뒤에 말레이시아 성공회 스탠리 아이작 주교에 의해 제기됐다.
상임위원회는 성 문제에 대한 논의를 당분간 미루고, 동성애자들의 입장을 들어보는 프로젝트 'The Continuing Indaba and Mutual Listening Project'를 진전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상임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성공회 내 보수파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성공회 리더들은 동성애자 주교서품에 대한 '모라토리엄'(일시적 정지)를 갖기로 2004년부터 꾸준히 의견을 모아왔기 때문이다. 성공회 첫 동성애자 주교서품은 2003년 미국에서 있었다.
세계성공회공동체 케네스 키어런 총무는 상임위의 이번 결정으로 성공회 내 고위 기구의 신뢰성이 의심 받게 됐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