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성명]NCCK, 현 정부의 對北 인도적 지원 촉구 성명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굶주린 이웃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사람에게 마실 것을 주라고(마 25:35) 말씀하시며, 고통받고 있는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예수 그리스도에게 한 것이라고(마 25:40) 확언하셨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이 부르심에 따라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선언(2010)’의 10대 과제 가운데 하나로 ‘남한과 국제사회가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북한 주민의 기본적 필요와 생존을 위한 지원’을 계속해야 해나가야 확인한 바 있다.


오늘 우리는 이 정신에 따라 본 협의회 회원교회들이 함께 참여하여 ‘한국교회’ 명의로 조선그리스도교련맹(KCF)측에 밀가루 76톤을 지원하게 되었다. 극심한 식량 부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북한 주민들에게 76톤은 지극히 적은 양이지만 우리는 하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베푸시어 북한 주민들의 위기를 해결하고도 남게 되리라고 믿는다. 우리는 1990년대 북한이 홍수 등 자연재해로 인해 생존의 위험을 겪을 때 본 협의회와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북한 주민을 위한 식량 지원 사업을 제안하고, 실천하여 정부와 국민, 세계교회가 지원 사업에 나서는 계기를 만들었음을 기억하고 있다.


분단 이전에도 북한 지역은 농토가 부족하여 일상적으로 식량이 부족했고, 부족액을 남한이나 중국에서 충당하여 왔다. 특히 1990년대 사회주의 사장이 붕괴되고, 홍수 등 자연 재해가 빈발하면서 만성적인 식량 부족과 생존 위협까지 받은 바가 있다. 지난 10여년 간 북한 주민들은 남한 정부와 국민들, 세계 사회가 이에 식량과 비료, 농사 용품의 지원으로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었고, 이러한 지원과 교류, 협력은 남북 긴장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최근 2~3년 동안 식량을 비롯한 인도적 지원이 축소, 단절되고 또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북한 주민들이 극심한 생존 위기를 겪고 있다는 보도에 접하고 있다.


오늘 ‘제 5차 한국교회 식량지원’에 나서면서 우리는 무엇보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현 시점에서 우리 정부가 먼저 과감하게 북한 주민을 위한 인도적인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올해 북한 사회는 일조량의 부족과 홍수, 지력 감소로 인해 100만톤 이상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 매년 40만 톤 내외가 남한 정부의 지원으로 보충되었고, 현 정부 들어서서 그 지원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북한 주민들은 1990년 대에 비교될 만한 극심한 생존 위기에 처할 것이다. 이에 반해 남한에서는 몇 년째 남아도는 쌀의 보관과 처리가 문제되어 쌀을 사료로 전용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정부의 식량 지원은 주민들을 생존위기에서 구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더 나가서 이념과 체제를 넘어서서 하나의 민족공동체로서 신뢰를 쌓아가게 되고, 한반도 평화 구축과 상생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또한 지금은 남한 민간 사회가 함께 북한 동포를 위한 인도적인 지원 운동을 벌이고, 우리 정부는 이를 돕고, 더 나가서 민간 차원의 다양한 협력 사업과 교류를 허용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남북은 정치, 군사, 외교적으로 대결하고 있고, 그 관계는 위기 가운데 있다. 이를 극복하고 현 정부가 내건 바와 같이 남북간 ‘상생과 공영’은 먼저 인도적인 지원과 함께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을 해나갈 때 성취될 수 있다.


우리는 오늘 이 식량지원이 한국교회 전체와 민간 차원의 인도적인 지원의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또 남한 정부가 과감하게 정책 전환의 계기로 삼기를 기원한다. 우리의 풍성한 양식을 주리고 목마르고 고통받는 북한의 우리 형제, 자매들과 ‘나눔’으로써 하나님의 사랑이 한반도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는 이 일이 오늘 지금 우리가 해야 할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한국교회’의 선교 사명이라고 믿는다. 여기에 함께 나서는 모든 이들에게 만물의 생명으로 오신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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