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기독교 공동체 '브루더호프 공동체'의 제자도를 말하는 책이 나왔다. 예수의 제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따라야 할 법도를 뜻하는 '제자도'는 개인의 영적 성숙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으나, 이번 책은 제자도를 '공동체'와 연결시켜 기존 책과 차별을 뒀다.
저자 요한 하인리히 아놀드(J. Heinrich Arnold, 1913~1982)는 어린 시절을 제외한 평생을 브루더호프에서 보냈다. 이 공동체는 구성원이 2500명으로 한 세기 가까이 되는 역사 치고 별로 크지 않지만, 구성원 모두가 무소유 하며 대가족과 같은 유대 속에 살고 있다. 이번 책은 왜 그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지 그리고 그들의 제자도는 무엇인지를 아놀드의 글과 편지를 발췌하여 정리했다.
왜 공동체인가. 아놀드는 공동체가 신앙의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한다. '진리의 영이 와서 모든 사람을 진리로 인도할 것이다'는 예수의 말씀이 오순절을 기점으로 성취된 후 제자들은 자신의 모든 소유를 나누는 공동체 생활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은혜와 진리가 체험된 곳에서 공동체는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그러나 꼭 공동체여야 하는가. 아놀드는 "우리는 (개인적으로) 현명한 삶을 사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리스도는 더 많은 것을 원하신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이 곳에 있다. 그 분은 우리의 전부를 원하신다"며 공동체에 있어본 자만이 내놓을 수 있는 답을 댔다.
브루더호프에서 구성원들이 따라야 할 제자도는 한마디로 '하나 되기'다. "하나님과 형제자매들로부터 자신을 떼어 모든 것과 싸워야 한다." 아놀드는 어떤 것이 '분리'를 가져오는지를 "함께 살다보니 알게 됐다"며 이 신앙의 싸움이 혼자서는 싸울 수 없는 것임을 강조했다.
또 "형제자매들과 사는 것은 엄청난 선물이며,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불타오르고 우리를 연결해줄 때 어떤 어려움이나 갈등도 감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요한 제자도 중 하나는 물질주의를 경계하는 것인데, 이 또한 형제 사랑과 맞닿아 있다. 브루더호프에서 수련자들이 서약할 때 받는 질문은 '자신을 하나님에게 그리스도에게 그리고 형제들에게 주저 없이 내어줄 준비가 되어있는가?'다. 아놀드는 "여기서 핵심은 하나님이나 예수님에게 내어주는 것이 아니라 '형제자매들에게 내어줄 수 있는가'다. 하나님에 대한 헌신을 하나님을 따르려는 형제들에 대한 헌신과 분리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모든 '형제 사랑'에의 강조에도 불구하고, 공동체의 진정성을 가늠하는 기준은 '하나님 사랑'이라고 그는 말했다. "공동체에서 살기를 원한다면 하나님 한 분만을 위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뜻을 가졌다 해도 교회에 기생하는 존재가 된다"고 말하고, 완전한 공동체란 예수의 말씀과 본성에 근거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나와 함께 모으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라는 예수의 말씀을 따라, 형제자매들과 모여 예수님과 형제자매를 향한 신실함을 입증하는 것이 브루더호프의 소망이라고 그는 밝혔다.
책은 크게 3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제1장 '제자'에서는 회심, 믿음, 헌신, 순결, 성실과 같은 주제를, 제2장 '교회'에서는 공동체, 리더십, 사랑과 결혼, 선교, 제3장 '하나님나라'에서는 예수님, 십자가, 구원, 하나님나라 등의 주제를 다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