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종교지도자들, 그라운드 제로 이슬람센터 건립 지지

영향력 있는 미 종교지도자들 40명이 9.11 테러 현장인 ‘그라운드 제로’ 주변에 이슬람센터를 건립하는 프로젝트에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개신교, 가톨릭, 유대교, 이슬람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40명은 뉴트 깅리치와 사라 페일린 등 정치인들의 최근 발언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와 깅리치 전 하원 의장은 이번 프로젝트가 ‘(미국에 대한) 도발’이자 ‘모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 40명은 폭스뉴스가 이들의 “무책임한 발언”을 선정적으로 보도함에 따라 논란이 과격해지는 데 일조했다고 비난했다.

“깅리치와 페일린을 비롯한 유명인들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될 수 있다. 그들이 미디어에서 선정적인 발언을 삼가고 그 대신 정의와 평화의 원칙을 따라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원하는 기독교인과 유대인, 무슬림 간 대화를 촉진하는 데 기여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또 “공포감을 조장하고 증오에 찬 발언은 다양한 신앙 전통과 미국의 가장 숭고한 이상의 핵심에 자리한 소중한 가치를 파괴할 따름”이라고 밝혔다.

성명서에 사인한 40명은 미 NCC 총무 마이클 키나먼, 팍스 크리스티 USA 사무국장 데이빗 로빈슨, J Street 회장 제러미 벤-아미, 북미이슬람협회(Islamic Society of North America)의 모하메드 엘사노시, 조지타운대 무슬림-기독교인 이해 센터(Center for Muslim-Christian Understanding)의 존 에스포지토 등이다.

“무슬림 모두를 과격 극단주의로 몰아붙임으로써 여러 면에서 자비와 평화의 종교인 이슬람을 모욕하는 자들로 인해 우리는 매우 슬프다. 이는 모든 크리스천을 티모시 멕베이(오클라호마 연방청사 폭파 테러범)와 동일시하는 것과 같다”고 미국 NCC 회장 페그 쳄벌린은 말했다.

이번 성명은 센터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격화되는 시점에 나왔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공격으로 3천명 가까운 희생자를 낸 9.11 현장에서 불과 두 블럭 떨어진 곳에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센터에 대해 찬성론자들은 ‘종교간 화해의 상징이다’, ‘종교의 자유를 무슬림에게도 허용해야 한다’며 환영하지만, 반대론자들은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기독교계도 찬반양상이 뚜렷하다.

찬성론자 일부는 ‘조건’을 붙이기도 한다. 센터를 기독교인과 유대인 등 타종교인들에게 개방함으로 종교간 화해를 상징할 수 있도록 하고, 9.11 희생자들에 대한 예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프로젝트는 미 기독교 보수단체인 미국법정의센터(ACLJ)에 의해 소송에 직면했으나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어 소송 무효화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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