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죽은 자가 말하는 생명? '하나님의 義'에 관한 대화

故 강원용 목사 4주기 추모예배 경동교회서 열려

▲ 故 강원용 목사 영상메시지를 청취하고 있는 추모예배 참석자들 ⓒ김태양 기자

죽은 자가 말하는 생명. 그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여해 강원용 목사의 생전 모습을 담은 영상메시지를 설교에 앞세운 4주기 추모예배에서 박종화 목사는 십자가와 부활로 말미암은 영원한 생명을 말했다.

"영원한 생명은 영적인 생명을 최우선적인 기반으로 삼는다... 영상 속에 (강원용)목사님의 있는 말씀, 추모의 춤, 추모의 노래, 추모의 촛불, 이 모든 게 하나다. 이 모든 것의 핵심은 영적인 생명이다."

박 목사는 영원한 생명 곧 '영적인 생명'이 고인이 생전에 강조했던 '대화'를 통해 '현존'이 되고 있다며, 그가 오늘도 우리와 대화하기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몸 생명의 핵심은 얼 생명이고, 얼 생명의 가장 깊은 곳에 영 생명이 있다. 그래서 영은 사람의 생명과 죽음, 모든 것을 떠나서, 그리고 시공을 떠나서 오늘도 우리를 대화케 한다. (강원용)목사님은 지금도 (우리와)대화를 나누고 계신다."

故 강원용 목사가 강조했던 대화의 '내용'이란 마태복음에 나오는 "먼저 하나님 나라를 찾으면서 이 땅에서 살라. 하나님의 의를 먼저 찾아서 이 땅에 의를 행하라"였다며 박 목사는 고인의 말을 인용했다.

박 목사는 "세상 속에도 영이 있으며 그 영의 이름은 하나님 나라이고, 세상의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 분야 안에도 영이 있는데 그 영이 바로 하나님의 의이며, 신체와 사고, 이 모든 것 안에도 혼이 있는데 그 이름이 바로 하나님의 음성"이라고 정리했다.

가장 깊은 곳에 들어가고 가장 높은 곳과 대화하며 영적인 생명으로 살 것을 권유하면서 박 목사는 그것을 가능케 하는 부활의 능력으로 시공을 뛰어넘어 대화하게 되는 것이야말로 유가족을 포함한 우리 모두에게 큰 위로를 안겨준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강단 앞에 마련된 93개의 촛불을 가리키며 말했다.

"촛불이 아무리 많아지더라도 우리의 영적 생명은 빛난다... 초가 탈 때 하나님 나라는 빛난다. 우리 함께 빛나보자."

17일 경동교회에서 열린 4주기 추모예배에는 적막이 감돌았다. 그것은 박 목사의 표현대로 "초가 타듯 나이가 들어 수척해진" 세대가 많이 참석했기 때문은 아니었다. 지금은 보이지 않는, 그러나 영적인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고인과의 '대화'에 숨죽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故 강원용 목사의 생애

고 강원용 목사(1917.7.3~2006.8.17)는 일제 강점기 국가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였고 해방 전후에는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좌와 우를 넘어서는 국가의 비전을 마련하고자 많은 노력을 경주해왔다. 성육신의 신학과 기독교 현실주의에 기반을 둔 그의 활동은 1945년 <경동교회>를 설립하고 예언자적 말씀의 선포에 이어 1965년 <크리스챤아카데미>를 설립한 이래, 한국사회의 인간화를 실현하고자 양극화를 해소하고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 중간집단 육성강화교육을 함으로써 우리 사회 각 영역의 리더십을 양성하였다. 또 대화운동을 통해 교회와 사회의 벽을 허무는 일을 비롯해 사회 갈등의 당사자들 간의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는 분야간, 계층간의 수많은 대화모임을 주선해왔다. 더욱이 2000년대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평화포럼>을 설립, 한반도의 실질적인 평화를 위한 연구와 국내외의 여론 형성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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