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가 일어난 장소 인근에 이슬람센터를 지으려는 무슬림들의 계획을 둘러싸고 열띤 찬반시위가 22일 뉴욕에서 열렸다.
찬성자들은 ‘인종차별주의자들의 두려움에 노(No)라고 말하라’며 성조기를 흔들었고, 반대자들은 이슬람을 피와 관련시키려는 듯한 그림이 그려진 사인을 들고 역시 성조기를 흔들었다. 경찰이 서로를 떼어놓아 직접적인 충돌은 없었으나, 센터를 둘러싼 여론의 양분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시위는 센터가 건립될 부지 근처에서 열렸다.
“미국의 종교자유를 지지하기 위해 나왔다. 2010년에 이런 문제를 가지고 시위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찬성 측 시위에 참가한 맷 스카이(26, 예술가)는 말했다. 그는 “찬반양측의 사람들이 얼마나 비슷한지, 그리고 그런 우리를 정부와 미디어의 고위층이 분열시키려는 시도가 얼마나 끔찍한지를 다시금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적힌 사인을 흔들었다.
반대 측 시위에서는 무슬림에 대한 짙은 반감이 묻어났다. 뉴욕시의원 댄 할로란(Halloran)이 연단에 오르자 시위자들은 ‘블룸버그 타도’를 외쳤다. 센터 건립을 지지하고 있는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단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할로란은 말했다. “이번 일은 종교자유에 관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는 그들이 이곳에 센터를 지을 헌법적 권리가 있음을 이해하며,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만일 우리가 평화를 원한다면 그 평화는 ‘이해’가 수반된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이곳이 뉴요커들에게 신성한 장소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할로란은 “미국은 자유 속에서 잉태되었고 ‘만인은 평등하게 창조’ 되었음을 신봉한다. 샤리아 법(이슬람 법)은 만인이 평등하게 창조됐다고 여기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9.11테러 당시 아들을 잃었다는 한 여성은 “이곳은 내 아들이 묻혀있는 성지”라며 “모스크 건립은 내 가슴에 칼을 들이대는 것으로 만일 건설된다면 폭파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센터를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찬성자들은 미국의 종교자유가 무슬림들이 그들의 센터를 지을 권리를 담보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 9.11테러는 소수의 과격한 무슬림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테러를 이유로 미국에 거주하는 무슬림 전체의 종교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반대자들은 센터 건립이 테러 희생자와 유가족을 고려하지 않은 둔감한 제스처이며, 무슬림들의 정치적 승리를 공표할 따름이라고 반박한다.
테러 장소에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코르도바 이니셔티브’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이번 프로젝트는 1억 달러의 예산으로 YMCA 및 유대인 센터와 성격이 유사한 13층 빌딩을 건설하려는 것이다. 건물에는 모스크, 수영장, 체육관, 강당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