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주를 비롯한 북한의 홍수 피해 주민에게 남한 재고 쌀의 인도적 지원을 촉구합니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롬 12:20)
지난 8월 7일부터 내린 집중 호우로 압록강이 범람하여 신의주와 인근 지역에 인명 피해, 가옥 붕괴와 침수, 도로시설의 유실과 함께 농경지 2,458ha가 침수되었다는 사실이 보도된 바 있다. 이 수해로 말미암아 이미 극심한 식량 부족 상태에 있었던 북한 주민들 사이에 아사자가 대량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북한 당국 또한 예외적으로 유엔에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여야 정치권에서 남한의 재고 쌀을 북한 수재민에게 인도적인 지원을 하자는 의견을 제시한 바가 있다. 본 협의회는 여야의 이러한 인도적 지원 움직임을 적극 환영한다.
본 협의회는 이미 지난 8월 5일 ‘남한과 국제사회가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하여 북한 주민의 기본적 필요와 생존을 위한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는 내용의 <현 정부의 대북 인도적 지원 촉구>를 한 바 있다. 이제 수재 소식을 접하고 본 협의회는 남한의 재고 쌀을 추석 전에 신의주와 그 인근 지역의 수재민들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지원할 것을 우리 정부에 촉구한다.
올해 우리의 쌀 예상 생산량은 최대 481만 여 톤이고, 현재 2004년산 쌀까지 420만톤의 재고가 있어, 그 중 일부는 보관 창고에서 변질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사정이면 내년에 재고량이 250만 톤을 넘게 되어 지방자치 단체 마다 수확기의 쌀 소비 확대와 수급안정을 위해 온갖 방안들을 모색 중이다. 이에 드는 비용 또한 수천억 원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재고 쌀을 동물 사료로 사용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 관계가 점점 더 경색되어 가고 있지만 수재로 인해 굶어 죽어가고 있는 동포에게 식량을 지원하는 것은 같은 민족으로서 인도적인 차원의 당연한 의무 중에 하나이다. 또 재고 쌀의 지원을 통해 우리의 농촌 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 정부가 북한 수재민에게 신속하게 인도적인 지원을 함으로써 하나의 민족 공동체로서 신뢰를 쌓는 계기를 마련하고, 평화 통일이 이념이 아니라 사랑을 기반으로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2010년 8월 26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 무 권 오 성
화해통일위원장 전 병 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