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콕스 |
종교의 미래(The Future of Faith) ㅣ 하비 콕스 지음, 김창락 옮김 ㅣ 문예출판사 ㅣ 총 349쪽 ㅣ 1만 7천원
45년 전 <세속도시>로 세계 신학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하비 콕스가 신간 <종교의 미래>를 출간했다. 기독교를 비롯한 종교의 미래를 전망하는 책이다.
<세속도시>에서 콕스는 세속화와 도시화가 성서신앙의 진정한 귀결이자 신의 선물이라고 보면서, 교회는 제도화된 종교 가치에서 벗어나 사회 변화의 선두에 서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폈다.
이러한 <세속도시>의 사색이 <종교의 미래>에도 묻어난다. 그는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 불교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탈관습적 운동'에 주목하고, 이 운동을 제도화된 종교 가치와 교리의 딱딱한 장벽을 부수고 순수 종교로 회복하려는 운동으로 바라보며(기독교적으로는 "성령의 바람이 불고 있는 현상"), 이 때문에 21세기 종교의 미래는 밝다고 서술한다.
20세기 이슬람교에서는 '평신도' 무슬림 조직들이 출현했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서는 개인적인 자선으로 충분하지 않고 충분한 재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권위적인 이슬람 체제에 맞선 그룹과 함께 사회적 정의가 곧 종교적 의무라는 비신화적 시각이 확산된 셈이다.
불교 역시 '불자 개혁'을 비롯한 뉴 패러다임이 지난 몇 십년간 일어났다. 16세기 종교개혁자에 비유되기도 하는 니치렌의 가르침에서 시작된 일본 니치렌종의 불자 개혁은, 20세기 초 이 전통의 몇몇 평신도들이 창가학회라는 단체를 창립하여 권위적 교육에서 탈피한 창조적 교육, 여성의 권리, 종교간 대화 등을 목표한 운동을 전개한 것으로 현재 128개 나라에 지부를 두고 있다.
▲신간 <종교의 미래> |
유대교도 타 종교보다는 훨씬 작지만 유비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랍비 샤흐터(Zalman Schachter)가 동방의 자료로부터 영적인 어구를 채용"하고 있는 등 유대교 갱신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이스라엘에서는 마이어(Gabriel Meyer)가 하시디즘과 아시아와 수피 등 세 가지 영성의 요소를 혼합하여 엄격한 정통주의 유대교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스라엘의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기독교는 어떤가. "기독교의 명백한 하나의 실례는 '신생 교회 운동'(emerging-church movement)"으로서 뉴질랜드에서 시작하여 미국에서 팽창하고 있는 이것은 "비교파적이고 탈중심화되어 있으며 숨막히게 하는 교리의 역할에 비판적이다." 콕스는 이 운동에 내포된 신비적 요소마저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 운동을 초대교회를 닮으려는 운동으로 본다. 또 "오늘날 인도나 한국이나 아프리카에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리스인 식으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며 이 지역 교회의 역동적인 신앙운동에 주목한다.
이러한 각 종교의 개혁운동이 활발해지는 시기, 즉 다가오는 시대를 콕스는 '성령의 시대'(the age of the Spirit)라 명명한다. '성령의 시대'는 사회 참여를 강조하고, 개인의 영적 체험을 중시하며, 교조화된 교리보다 생활 속에서 얻는 지혜를 중시한다. 콕스는 비서구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보고, 비서구 기독교인이 급증하고 있는 이 시대 기독교에 희망을 건다.
목차
Chapter 1 성령의 시대 : 세속적인 것 속에 있는 성스러운 것?
Chapter 2 아인슈타인이 말하는 꺼져버린 촛불 : 경외, 경이, 신앙
Chapter 3 배들은 이미 출항했다 : 신비로부터 신앙으로 가는 항해
Chapter 4 달리기 명수 두견새와 〈도마복음서〉 : 정말로 그렇지 않았을 때에 무엇이 일어나는가?
Chapter 5 길을 가는 사람들 : 신앙에서 믿음으로 퇴화
Chapter 6 “주교는 너의 고위 사제이며 막강한 왕이시다” : 성직 계급제도의 발흥
Chapter 7 콘스탄티누스의 최후의 만찬 : 이단의 발명
Chapter 8 장관님과는 오찬을 못해요 : 교황제도를 이해하기
Chapter 9 귀신이 출몰하는 집에서 살기 : 종교간 대화를 넘어서
Chapter 10 그들을 구명정에 태워라 : 근본주의의 파토스
Chapter 11 록키, 매기, 배리와 만나기 : 성서를 믿는 사람들은 어느 성서를 믿는가?
Chapter 12 상테지디오와 성 파락세디스 : 과거가 현재를 만나는 곳
Chapter 13 섭리의 제단에 바친 피 : 해방신학과 신앙의 재탄생
Chapter 14 사탄이 최후로 토해낸 것과 끊임없이 명단을 제작하는 사람들 : 오순절운동자들과 성령의 시대
Chapter 15 신앙의 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