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한신] 정결하게 사는 삶

강용규 목사 ㅣ 2008년 11월 30일



성경본문


시편 119:9~16


설교문


시편 119편은 신구약을 통틀어 가장 길고, 히브리어 자음 22개를 각 연마다 처음에 배열한 문학적으로도 잘 짜여 있으며, 하나님의 율법을 찬양하는 시입니다.

이번 주일부터 교회 절기로 보면 대림절에 해당합니다. 대림절은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니는데, 하나는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기념하고 찬양하는 절기입니다. 다른 하나는 예수님이 “내가 하늘로 올라간 것을 본 그대로 내가 너희에게 다시 오리라.”고 말씀하신 것에 비추어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절기이기도 합니다. 마태복음 25장에는 열 처녀의 말씀이 기록되어 있는데, 슬기로운 다섯 처녀는 등잔에 기름을 준비함으로 신랑을 만나 천국 잔치에 참여합니다. 그러나 등잔에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 미련한 다섯 처녀는 신랑을 만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천국 잔치에도 참여하지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신랑 되신 예수님을 어떻게 만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그 해답은 베드로전서 4장 7절의 근신하고 깨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본문은 슬기로운 다섯 처녀가 예수님을 만날 수 있었던 비결과 마지막 때에 근신하여 깨어 기도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본문 11절에 “하나님 내가 범죄치 아니하려 하여 내가 범죄하는 것이 싫습니다.”고 말씀합니다. 우리는 죄의 심판에 대해 쉽게 여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로마서 5장 12절에 사도 바울은 “한 사람으로 말미암아 죄가 들어왔고, 그 죄로 인하여 사망이 왔나니 모든 사람이 죄를 지으매 모든 사람이 사망에 이르렀느니라.”고 말씀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걱정과 염려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 우리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죽음입니다. 그러한 죽음은 죄로부터 오는 것이며, 하나님은 죄에 대해서 심판하신다는 사실입니다. 죄가 이렇게 두려운 것임에도 우리는 이러한 죄와 가까이하며 산다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입니다.”는 고백을 하고나서도 바로 예수님의 십자가를 거부하고 나서는 죄를 범합니다. 이러한 베드로의 모습이 오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인식해야 하는 또 한 가지는 우리는 약하다는 사실입니다. 아침에 먹은 마음이 저녁에 변하는 연약한 갈대와 같이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이 우리입니다. 저는 목회자로서 수많은 장례식을 집례 했습니다. 장례식을 집례하면서 우는 사람들을 보고 울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버지의 장례식을 경험하면서 울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연약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의지가 강하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죄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인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중요한 것은 우리를 무너뜨리는 적이 외부에 있는 것이 바로 우리 내부에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것을 트로이의 목마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트로이 성은 그리스의 정규 군대가 쳐들어와서 무너뜨리려 해도 무너지지 않는 난공불락의 성이었습니다. 그리스 군인들이 트로이 성에 목마를 선물하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목마 안에는 그리스 병사들이 숨어 있었고, 그들이 한밤중에 목마를 깨고 나와 난공부락의 성을 함락시키고 말았습니다. 트로이 성이 무너진 것은 밖이 아닌 안이었다는 사실은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 우리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10절에 “하나님이여, 내가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습니다.”고 말씀합니다. 우리가 정결해지는 비결은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는 데 있습니다.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는다는 것은 하나님과 교제하는 삶을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하고 교제하며 사느냐가 중요한데, 부정한 사람과 교제하면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을 닮아 부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거룩하고 정결하신 하나님과 함께 지내면 우리도 거룩하고 정결한 사람이 됩니다. 두 번째로 내가 전심으로 하나님을 찾는다는 것은 하나님께 집중하는 삶을 말합니다. 우리가 집중해서 주님을 바라볼 때 은혜를 받게 되고, 말씀의 축복을 받게 됩니다. 우리가 집중할 때 수건을 벗은 얼굴로 거울을 보는 것같이, 주의 영광을 보게 되고, 그 영광으로 우리는 영광스러운 존재가 됩니다. 세 번째로 하나님을 찾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는 삶입니다. 성서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자신의 존재가 누구인가를 말씀해 주시는데, 그것은 믿음 안에서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믿음으로부터 우리 존재를 다시 발견하게 되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깨어서 근신해야 하는 것은 우리 안에는 여전히 죄의 잔재가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가 가나안의 일곱 족속을 점령하고 그 땅을 분배하는 데는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10년 동안 여호수아가 그 땅을 차지하고서도 그 땅에는 일곱 족속의 잔재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후에도 악의 존재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우리도 믿음 안에서 주인을 예수 그리스도로 모시고 살면서도 우리 안에는 여전히 과거의 죄의 잔재들이 남아 있어 자꾸 주인 행세를 하려 합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이런 조그마한 악들을 하나씩 하나씩 내보내는 것입니다. 말씀으로, 회개로, 성령의 역사로 악의 존재들을 내쫓을 때 우리는 점점 정결해지고 거룩해져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죄를 인식하면 인식할수록 우리가 깨어 있으면 있을수록 죄는 우리 안에서 밖으로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입어야 하는 옷은 과거의 분과, 악의와, 거짓말 하는 것, 남을 이간질시키는 것이 아닌 긍휼과, 자비와, 사랑과, 용서와, 평강의 옷인 것입니다.

2008년이 얼마 남지 않은 때에 말씀으로 주님과 교제하며 정결한 삶을 통해 마지막 때에 거룩한 삶을 사는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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