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한 기자 |
“한국에 이미 1만 5천명의 이슬람 선교사들이 들어와 조직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학가에 무슬림이 몰려들고 있다. A국가는 국내 20여 개 대학에 1,000명의 유학생을 보낼 것이라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학위가 목적이 아니라, ‘포교’를 위해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 땅을 밟은 사명자들이다”
“한국여성들과 결혼 및 출산전략을 세워 한국을 이슬람화 할 것이다. 많은 한국여성들이 무슬림과 결혼한다. 2007년도에 이미 2,500여명이 결혼했다”
이슬람 포교활동에 대해 각 언론 매체가 보도했던 내용들이다.
그런데 정말로 무슬림들은 앞에서 보도된 바와 같이 그렇게 치밀한 계획을 갖고, 한국의 무슬림화를 시도하고 있는걸까. 그렇다면 그 구체적인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10일 명동 청어람 지하 소강당에서 열린 ‘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 실체를 진단한다’를 주제로 한 포럼에서 패널로 참가한 중동지역 전문 저널리스트라는 김동문씨는 “현재 이슬람의 포교활동에 관련된 보도 내용 중 상당수가 근거가 불충분하거나 사실이 아닌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1만 5천명이나 되는 이슬람 선교사들이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명확한 근거 자료도 없으며 또 대학가 무슬림이 몰려들고 있다는 것에 대한 근거도 미약하다고 김동문씨는 전했다.
김동문씨는 특히 이슬람의 결혼·출산 전략에 관한 보도가 허위임을 나타내는 결정적 증거자료를 제시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이슬람의 한국 포교’ 라는 이슬람 특집을 다룬 기사가 게재된 2007년 <선교타임즈>에서 “이슬람권의 국내 여성들과 결혼 전략” 부분을 지적,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당시 <선교타임즈>에는 “<한국이슬람 50년사>에 이들이 발표한 ‘미래의 선교계획’이라는 부분을 보면 아래와 같은 선교를 가지고 있다..(중략)..7) 한국 여성들과 결혼 및 출산 전략. 이슬람권에서 한국에 근로자로 들어 온 사람들이 있다”라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이에 김동문씨는 직접 <한국이슬람 50년사>를 집어 들어 보이며 “그같은 조항은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고, 옆에 앉은 김상근 교수(연세대 선교학)도 “정말 그렇다”며 내용을 확인했다.
김동문씨는 “언론이 보도할 때는 기본적으로 정확한 근거 자료를 갖고, 책임있는 자세로 보도해야 한다”며 “더이상 추측성 기사로 이슬람 혐오증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김상근 교수는 논찬에서 이슬람포비아를 해소하기 위한 몇가지 의견을 제시했다. 첫째로 이슬람을 포함한 다른 종교를 논할 때, 구속론으로 접근하기보다 창조론으로 접근하라고 김 교수는 전했다. 무슬림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하나님의 피조물로 대하라는 것이다.
둘째로는 이슬람 근본주의 신앙, 특별히 테러를 일삼고 있는 과격한 이슬람 세력들에 대한 애매한 동정이나 환상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근 교수는 “세계화 시대의 새로운 윤리 기준에 역행하는 배타적 태도로 무슬림을 악마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다시 지적했다.
이어 이슬람 전문 사역자 이현주씨가 ‘국내 이슬람 이해의 현실과 제안’이란 주제로 발제했으며 한국일 교수(장신대 선교학)가 논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