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코끼리 아저씨와 고래 아가씨 결혼 탐구서' |
코끼리 아저씨와 고래 아가씨 결혼 탐구서 ㅣ 한병선 지음 ㅣ 홍성사 ㅣ 1만 2천원 ㅣ 총 208쪽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사랑을 합니다. 뜨거운 감정을 느꼈고 사랑한다 속삭였지요. 하지만 사랑이 이렇게 힘든 건 줄 미처 몰랐습니다. 누구도 사랑이 아픈 거라고 말해주지 않았거든요. 진짜 사랑을 하려는 당신에게…’
신간 <코끼리 아저씨와 고래 아가씨 결혼 탐구서>의 시작은 이렇게 연애에 실패한 사람들의 마음을 어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랑의 장밋빛이 흙빛으로 바뀌는 것을 체험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건, 그렇다, 낭만을 걷어낸 현실적인 연애 지침이다.
이 책은 세상의 연애와 크리스천 연애는 달라야 한다며 일단 선부터 긋는 타 기독교 연애 서적과 차이를 둔다. 성경구절 인용도 거의 없이, 크리스천 미혼 남녀가 가진 구체적인 고민과 아픔이라는 현실에 집중한다. 대니얼, 아만다와 같은 서양식 이름과 배경이 이질감을 주는 번역서와 달리 우리 문화와 한국 교회, 선교회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도 특징.
1부는 결혼 전, 2부는 결혼 이후를 코치하고 있다. 사람을 고르고 고르다 결국 노처녀, 노총각으로 늙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에세이 ‘어디, 사람 없어요?’를 잠깐 보자. “수련회에 가면 10명 중 8, 9명은 같은 사람을 ‘찍는’ 게 우리 마음이다. 대부분 찬양 팀의 자매들이 모든 형제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고, 리더나 대표 사회를 맡은 형제들은 모든 자매들의 관심의 대상이 된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예쁘고 참한 자매가 영성까지 갖췄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고, 유머에 신실함, 영성을 지닌 형제는 더 이상 비길 데 없는 신랑감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놓고 수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해 달라고(사실 본인은 벌써 마음을 정해 놓았다) 새벽마다 매달리는데, 하나님도 기가 막힐 노릇이다. 단순히 감정에 치우쳐서 그 감정이 하나님으로부터 왔고, 그래서 이 사람이 내 사람이라고 1000% 확신하는 것을 오류라고 볼 수 있어야 한다.”
‘손만 잡고 그냥 잤다?’에서는 한 방에서 밤을 지샌 두 청춘 남녀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고 믿지 않는 5가지 이유를 말한다. 둘만의 공간에 누구도 보는 이가 없고, 밤에 둘만의 스킨십이 정말 흥미로우며, 서로 사랑하며, 서로 신앙인이라고 생각하기에 더 믿고, 자신들은 결혼할 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동침이 어렵지 않다는 것. 저자는 ‘스킨십에 대한 부분은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명쾌한 지침을 던진다.
저자는 2004년부터 월간 <좋은교사>에 싱글들의 성과 연애, 결혼에 관한 글을 연재하면서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청춘남녀를 연결해주고 상담해주는 일을 자신의 은사라 여긴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