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경동] 하늘나라가 이루어지는 곳

2010년 09월 05일 설교자 박종화 목사

성경본문

창세기 2:4b-8

주 하나님이 땅과 하늘을 만드실 때에, 주 하나님이 땅 위에 비를 내리지 않으셨고, 땅을 갈 사람도 아직 없었으므로, 땅에는 나무가 없고, 들에는 풀 한 포기도 아직 돋아나지 않았다. 땅에서 물이 솟아서, 온 땅을 적셨다. 주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그의 코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주 하나님이 동쪽에 있는 에덴에 동산을 일구시고, 지으신 사람을 거기에 두셨다. 아멘.

골로새서 1:21-23

전에 여러분은 악한 일로 하나님을 멀리 떠나 있었고, 마음으로 하나님과 원수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죽으심을 통하여, 그분의 육신의 몸으로 여러분과 화해하셔서, 여러분을 거룩하고 흠이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사람으로 자기 앞에 내세우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믿음에 튼튼히 터를 잡아 굳건히 서 있어야 하며, 여러분이 들은 복음의 소망에서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이 복음은 하늘 아래 있는 모든 피조물에게 전파되었으며, 나 바울은 이 복음의 일꾼이 되었습니다. 아멘.

누가복음서 17:20-21

바리새파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언제 오느냐고 물으니, 예수께서 그들에게 대답을 하셨다. "하나님의 나라는 눈으로 볼 수 있는 모습으로 오지 않는다. 또 `보아라, 여기에 있다` 또는 `저기에 있다` 하고 말할 수도 없다. 보아라, 하나님의 나라는 너희 가운데에 있다. 아멘
 
설교문  
  
<하늘나라가 이루어지는 곳>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이렛날 쉬셨는데 오늘이 쉬시는 날입니다. 닷새 동안 천지만물 다 만드셔놓고 여섯째 날 사람을 만드시고 이렛날 쉬십니다. 하나님은 쉬실 때 뭐하셨을지 생각해 봅니다. 제가 보기에는 천사들이 와서 찬양을 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나무도 동물도 바다도 산도 만들고 마지막으로 사람을 만들고 하신 말씀이 “참 좋다”였습니다. 어른이 좋다고 하시는데 옆에서 천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안식일에 성가대가 있었고 오늘과 비슷한 찬양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창조절을 맞이하면서 주일마다 새로운 창조주일이라고 생각하고 예배를 드립시다. 그래서 살아있는 말씀이 선포되어야 하고, 살아있는 찬양이 울려 퍼져야 하고, 살아 움직이는 기도, 생명을 다 끌어안는 기도가 예배에 있어야 합니다. 예배는 의식이고 예전이지만 사실은 살아 숨쉬는 찬양의 연속입니다. 그러면 매 주일이 창조주일이 되어야 하고, 매 주일이 찬양과 말씀과 기쁨과 희락이 함께 울려 퍼져야 합니다. 그런 예배를 에덴동산의 예배라고 해도 괜찮을 겁니다.

어느 일본 분이 세계문화사를 비평하는 글을 쓰다가 이런 테마를 하나 냈습니다. 세계 문화, 문명, 삶의 현실을 우리가 마시는 음료수에 비유하면 ‘커피 문화’가 있고, ‘차 문화’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차를 많이 마셨는데 커피가 많이 들어오면서 커피 문화 쪽으로 많이 기울었습니다. 저도 커피문화 쪽인데 그렇다고 차를 안 마시는 건 아닙니다.

이 분 말씀이 본래 차는 아시아 쪽에서 만들어졌고 차 잎사귀를 따서 물에 담갔다가 마시면 녹차가 되고, 반쯤 보관시켜서 반죽이 되면 우롱차나 보이차가 되고, 완전히 썩히면 홍차가 된다고 합니다.

차를 마시는 사람은 편안한 날, 시간, 장소에 따라 명상하면서 차를 음미하며 마십니다. 차 문화는 지나온 어제와 그제, 지나온 삶을 머릿속에 그리고 회상해 보면서 감사할 일, 부족했던 일, 이런 걸 다 검토해 보면서 명상하며 차를 마시고 생을 다시 뒤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습니다. 그래서 차 마시는 문화는 정숙하고 명상적이고 겸손합니다.

그런데, 커피는 졸리고 나른할 때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커피 마시는 문화는 조용히 정리하는 문화가 아니고 새롭게 자극을 얻으려고 커피를 마십니다. 그래서 커피 문화와 차 문화는 다르다는 것인데 생각해 보니까 그런 것 같습니다.

조금 신학적인 의미로 보면 차를 마시면서 지난 한 주 동안 베풀어주신 은총이 참 감사합니다. 그래서 차를 잘 만들어서 마시면 차 맛이 좋을 겁니다. 마시면서 흥얼거리면서 마시고, 찬양하면서 마시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마시는 그런 차 문화를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또 다른 문화가 같이 있어야 합니다. 내일부터 일해야 하고, 새로워져야 하고, 졸지도 않아야 하니까 진한 커피도 마시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집시다.

어느 문화가 좋고 나쁘냐를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의 차 문화, 커피 문화를 보실 때, 안식일에 앉아서 “일주일 동안 이 세상을 창조했는데 참 좋다.” 그래서 차 한 잔 마시시고, “내일부터 또 내가 만든 인간들과 함께 창조역사를 진행해야지” 하면서는 커피 한 잔 마시는 것입니다. 하나님도 안식일에 차 마시고, 커피 마십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미국에서는 ‘보스턴 티 파티(Boston Tea Party)’라고 해서 정치 문제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1773년에 영국과 불란서가 식민지 영토 때문에 전쟁이 벌어졌을 때, 전쟁에서 무기도 써야 하고 돈이 많이 들어가는데 영국이 굉장히 부채가 많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채를 탕감하는 방식으로 영국에 있는 이스트 인디아 회사에 당시 동부지역에서 다 마시던 홍차 제조 판매 독점권을 동인도회사에 주고, 세금을 높게 매기고, 높게 매긴 세금에서 자금을 조달해서 영불전쟁에 썼다는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스턴에서 시민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당시 보스턴 항구에 정박 중이던 영국 동인도 회사 소유인 홍차 340여 상자가 보스턴 바다에 던져지고 차 안 마시기 운동, 불매운동을 벌였는데, 이 사건이 ‘보스턴 티 파티’ 사건입니다. 요즘에도 보면 일부러 정책상 세금을 많이 부과하고 부당하면 티 파티 운동을 합니다. 이미 정치화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 다음부터 미국 시민들은 홍차 안 마시기, 그 대신 물은 마셔야 하니까 커피로 바꿔 마셨습니다. 홍차를 물처럼 마시던 습관 때문에 커피를 묽게 해서 마시기 시작해서 미국 커피는 옅고 유럽커피는 더 진합니다. 에스프레소는 더 독하고요. 중요한 것은 우리가 차를 마시면서 명상하고 생각하고 지난날을 바라보며 찬양하는 것은 좋은 문화습관입니다.

‘티 타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커피 마실 때는 뭔가 새롭게 해야 하니까 정신도 바짝 차리게 됩니다. 차를 마시는 곳에서는 명상이 있는데 커피를 마시는 곳에는 명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해야 되니까요. 커피를 마시는 시간은 ‘커피 타임’이라는 말은 없고 ‘커피 브레이크’ 라고 합니다. 잠시 쉬었다가 바로 일어나 나가야 합니다. 그러므로 조용한 ‘티타임’과 ‘커피 브레이크’가 같이 있는 것이 우리의 문화와 인생의 리듬입니다.

오늘 하나님께서도 안식일에 차와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한테 주시는 상징적인 말씀이 있습니다. “차 마셔도 좋다. 커피 마셔도 좋다. 그런데 꼭 빠뜨리지 않아야 할 음료가 하나 있다. 포도주 마셔라.” 꼭 포도주 마셔야 합니다. 이 포도주는 유대인들이 마시던 음료수이긴 하지만 오늘 우리에게 상징하는 포도주는 성경 전체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은 포도주를 마셨는데 이는 성경에 보면 예수께서 우리 죄를 속하시려고 대신 흘리신 보혈, 이것이 포도주에 담겨 있습니다.

우리의 죄를 대속해 주실 뿐 아니라 죄를 다 없애 주시면서 새로운 창조, 새 생명, 새 세계를 만들어주신 부활의 은총도 포도주에 담아주셨습니다. “차 마시는 문화도 좋고, 커피 마시는 문화도 좋고, 동양 문화도 좋고, 서양문화도 좋다.” 강대국과 약소국, 얼굴이 하얀 사람과 황색인 사람, 창조물은 다 다양하지만 단 한 가지 하나님이 부탁하는 게 있습니다. 오늘 같은 날 부탁하십니다. “차 문화, 커피 문화의 가장 깊은 곳에 하나의 공통 문화가 있다. 예수라 이름하는 그분이 흘리신 보혈을 담은 포도주 문화를 꼭 간직하여라.”

오늘 성만찬을 합니다. 성만찬은 상징적 예수입니다. 왜 하십니까? 떡을 떼고 포도주 마시는 것이 예전으로 되어 있습니다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진실이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원하십니까? 그러나 하나님 나라는 오늘 말씀에 보면 보이지 않습니다. 유대 지도자들,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께 물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어디에 있습니까?” “여기 있다, 저기 있다. 보이지 않는 나라이므로 하나님 나라를 진실로 찾고 싶으면 너희 인간의 가장 깊은 곳에서 찾아보아라. 네 마음속 깊은 곳에 하나님 나라가 있다.” 안 보입니다.

다른 번역에 의하면 “여러분 속에 관계 속에 여러분 안에 생명이 살아 숨쉬는 공간에 하나님 나라가 있는데 단지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이 나라를 찾고 싶으면 이 나라를 담은 포도주를 마셔야 합니다. 우리들이 마십니다. 뭘 마십니까? 우리 대신 죽어주신 하나님의 아들의 보혈을 마십니다. 그냥 마시지 마시고 차를 마시고 오셨든지 무슨 물을 마시고 오셨든지 오늘 마시는 물은 모든 물의 근본, 생명의 근본, 영생의 근본인 속죄의 보혈을 우리가 마십니다. 이렇게 마시면 하나님 나라를 마십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그 속에 하나님 나라가 담겨 있습니다.

떡은 하나님 나라를 만드신 예수님의 말씀, 그분의 몸, 그분의 사상, 그분의 철학, 이 모든 것들을 떡 속에 담았습니다. 떡을 먹을 때, 예수님의 말씀을 먹고 사상과 철학을 먹는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귀한 음식입니다. 포도주를 마실 때, 그분이 제 죄 값을 대신 치러준 보혈이라고 생각하며 마셔 보십시오. 내 속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새로운 생명의 근원을 얻어야합니다. 이것을 의식화 한 것이 성만찬입니다.

오늘 바리새파 사람들이 다시 묻습니다. “선생님, 저희들이 꼭 하늘나라를 찾고 맛보고 싶은데 하늘나라는 어디에 있으며 언제 그 나라에 갈 수 있습니까? 선생님, 보이지 않는 하나님나라 말고 보이는, 만질 수 있는, 냄새 맡을 수 있는, 물질적 축복이라는 나라는 없나요?”

예수님 말씀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먹고 마시는 물질적 축복이 아니고 보이지 않는 나라다. 물질 속에 담긴 혼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상적 정치 체제가 아니고 체제 속에 담긴 하늘의 혼이다. 하나님 나라는 돈의 액수가 아니고 돈 속에 담긴 창조주의 귀한 뜻이다. 하나님의 나라는 아름다움 자체가 아니고 아름다움을 만들어가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보이지 않는 창조주의 선하신 의지다.”

하나님은 우리를 정비해놓고 창조된 피조물이 어떤 모양이어야 하고, 머리 색깔은 어떻고, 집 색깔은 어떻고, 물건의 모양이나 테마에 관심이 없으십니다. 하나님의 관심은 오로지 모든 피조물 속에 담긴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생명의 호흡, 그것만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오늘 창세기 말씀에, 하나님이 나무도 만들고 땅도 만들고 바다도 만들고 마지막에 사람을 만들 때 하나님이 입김을 불어넣었습니다. 생명의 입김입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입김 없이 자연도 피조물도 인간도 생명체가 아닙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모습 속에 하나님이 자기의 호흡을 주셨습니다. 생명의 호흡을 주셨습니다. 그것을 하나님은 하나님 나라라고 했습니다. 그것이 없는 사람은 겉으로는 살아있지만 죽은 거나 같습니다.

여러분, 하나님 나라를 만들려고 철학자들, 정치가들, 경제인들이 노력을 했습니다. 이렇게 정의와 자유가 넘치는 이데올로기와 수많은 체제도 만들어냈습니다. 선전도 했습니다. 어느 것 하나도 하나님의 이름을 빙자해서 성공한 게 없습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어디에 있는지, 하나님의 나라는 어떻게 체계화되었는지 찾다가 어떤 것도 하나님 나라를 닮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보이지 않는 나라, 그리고 장소가 분명한 나라는 수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나는 그런 나라를 내 나라라고 정당화하지 않겠다. 내 나라는 하도 사람들이 요구하니까 내 나라는 이렇게 장소를 지정해 준다. 하나님 나라는, 그 나라는 물로 되었으면 그 물을 마시면 죄 사함을 받아야 한다. 씻겨 내려가야 한다.” 그 물을 마셨으면 새로운 생명체가 움터야 합니다.

그 장소는 예수라는 사람이 흘리는 피, 찢기신 몸, 죽었지만 다시 살아난 부활의 사람, 이 분이 존재하셨던 곳, 그곳은 십자가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십자가 속에 있느니라. 십자가가 없는 모든 나라는 하나님 보시기에 유토피아니라. 십자가가 없는 모든 제도나 사상이나 모든 것은 하나님 나라가 아니고 인간의 것이다. 하나님의 것이라고 정당화하지 마라.”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나는 인간의 세계도 문화형태에도 재능에도 직업에도 나는 개의치 않는다. 무슨 일이든 해라. 단 하나, 그 안에 십자가의 진실을 담아다오. 예수 그리스도의 죄 사함이라는 보혈의 은총을 담아라. 하나님의 생명의 호흡만 담아다오. 마음껏 펼쳐라. 하나님의 기본만 담아다오. 하나님의 나라라고 하마.” 그 나라는 어쩌다 먹고 마시는 나라가 아니라 매일 숨 쉬듯 먹고 마셔야 합니다. 예수님이 다시 말씀하십니다. “이 나라를 줄 테니 이 나라를 때를 따라 먹고 마시면서 생명의 호흡을 해라.”

오늘 여기에 있는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축복을 받고 있습니다. 어느 것이 하나님의 축복이고 아니라고 평가하지 맙시다. 모든 주신 것은 하나님이 선하신대로 줬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장 깊은 곳에 십자가의 보혈이 있습니까?’ 그래서 제가 보혈을 담은 포도주를 마시자고 그런 겁니다. 고통 속에서 십자가의 보혈이 있는 곳에 가면 죽음이 있고 고통이 있는 것만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십자가 속에서 부활 생명이 잉태했습니다.

3일 만에 부활하셔서 온 세상을 새 생명으로 만들었습니다. 십자가 속에 잉태되는 부활의 능력을 가진 그 아름다운 진실을 예배 때, 말씀을 들을 때, 성만찬 참여할 때, 매일같이 살아가면서 직장에서 가정에서 맛보며 즐기며 살아가십시오. 이보다 더 큰 축제가 어디 있습니까?

우리가 예수 믿는 목적은 엄청난 물질의 양적 축복을 받으려는 게 아닙니다. 이런 진실을 찾고 싶어서, 가장 깊은 곳에 생수를 얻고 싶어서, 가장 높은 곳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갖고 싶어서, 하나님의 호흡을 받고 싶어서 오늘 저희들이 이렇게 예배를 드립니다. 누구든지, 어느 때든지 예수를 주라고 고백하고 믿으면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은 그 속에 십자가의 생수를 주시고 부활의 생명을 주십니다. 그렇게 삽시다. 그것이 축복이고 예배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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