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에 옹호적이고 기독교에 비옹호적인(pro-Islam/anti-Christian) 편견”에 입각한 교과서는 텍사스의 학교에 허용될 수 없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텍사스주 교육위원회가 통과시켰다. 미국에 확산되고 있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갈등 양상이 교과서에까지 번진 셈이다.
가까스로 통과(7대 6)된 결의안은 현 역사교과서가 기독교에 불리한 내용은 서술한 반면 이슬람에 불리한 내용은 얼버무렸다고 평하고, 그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결의안은 기독교의 신념과 관행보다 이슬람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 역사교재를 교과서로 사용할 수 없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중동 출신자들의 교과서 업계 점유율이 늘어나면서 이런 ‘차별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공화당 소속 테리 레오 의원은 “비록 결의안에 담지는 못했지만 이런 현상은 이미 미국의 사회과학 서적에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결의안 통과는 앞으로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은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 따라서 텍사스주의 사회과학 분야 교재 내용을 선별하는 ‘미래위원회’도 결의안을 따를 필요가 없다는 게 주 정부 교육당국의 입장이다.
그러나 9.11테러 현장 인근 이슬람센터 건립 등을 둘러싸고 미국 사회에 반 이슬람 정서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결의안 채택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종교 자유를 주장해온 텍사스프리덤네트워크(TFN)의 케이시 밀러 대표는 이번 결의안이 미국 내 반 이슬람 담론이 급증하는 시점에 채택됐다며 그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사람들을 호도하는 이 결의안이 교과서 내용에 대한 무지와 공포를 확산시키려는 정치적 술수에서 비롯됐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