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 한 때 종립학교에서 종교과목을 가르쳤던 한 기독교 목사가 "학내 종교 자유를 위해 교육자들은 물론이고 교회 지도자들의 의식이 개혁되어야 한다"며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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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상태 전 대광고 교목 ⓒ김진한 기자 |
학내 종교 자유와 관련,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 발제자로 초청된 류상태 목사(전 대광고 교목)는 지난 4월 강의석씨에 대한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종립학교 내 종교자유는 요원해 지고 있는 현실을 분석했다. 이어 제도 개혁과 함께 의식 개혁이 동반되어야 학내 진정한 종교 자유가 보장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의 사회적 의미에 대해 강연한 후 마이크를 이어 잡은 그는 먼저 학생 인권 조례안에 있는 ‘제 5절 양심·종교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종립학교가 이 조례를 따르겠느냐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했다. 류 목사는 "사립학교 내 종교 자유를 보장하라는 대법원의 판결에 대부분의 교회 지도자들은 순교할 각오로 결사 반대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대법원의 판결에도 이렇듯 반대하는데 교육청의 지시를 제대로 따를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교회)지도자들부터 상식을 갖췄으면 좋겠다"면서 "사립학교든 공립학교든 국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공교육 기관이기는 매한가지다. 때문에 사립학교에도 공교육 기관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종립학교에 교육청이 제시하는 보편적인 종교 이해를 바탕으로 한 특정 종교 교육의 이행을 권장했다.
전 대광고 교목을 지내며 종교 과목 집필진에도 참여했던 그에 따르면, 대게 종교 과목은 총 5단원으로 이뤄지는데 기독교의 경우 1,2,3단원은 타 종교로 나머지 4, 5단원은 기독교를 가르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실상 학내 강단에서는 1,2,3단원에 속한 타 종교 교육은 등한시 되고, 4,5단원의 교육만 이뤄지고 있는 형편이란 것이다. 류 목사는 "이런 교육 현장에서 종교 자유를 기대하기 힘들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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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류상태 전 대광고 교목의 발언을 유심히 들으며 메모하고 있다. ⓒ김진한 기자 |
앞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이번에 제정된 학생인권조례가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인인 학생들의 인권 개선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며 "특히 학내 종교 자유에 있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로 제정된 학생인권조례에 따르면, ‘제5절 양심·종교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에는 △학생은 세계관? 인생관 또는 가치적? 윤리적 판단 등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심에 반하는 내용의 반성, 서약 등 진술을 강요하여서는 아니 된다 △학교는 학생에게 특정 종교행사 참여 및 대체과목 없는 종교과목 수강을 강요하여서는 아니 된다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