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신학자들 “‘부활신학’ 말고 ‘부활신앙’ 얘기해보자”

대화문화아카데미 콜로키움 ‘내가 믿는 부활’ 개최

2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 진위가 밝혀지지 않고 있는 ‘예수 부활’. 그러나 예수의 시신이 실제 없어졌는지 여부를 떠나서 부활 신앙은 지금껏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삶 속에 생동했다.

저명한 그리스도인 학자들이 모여서 ‘내가 믿는 부활’을 이야기한다. 다양한 교파의 이들 학자가 서로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자체가, 부활은 ‘사실’이 아닌 ‘진리’의 영역에 있음을 변증하는 셈이다.

▲대화문화아카데미 삶의 신학 콜로키움 '내가 믿는 부활' ⓒ이지수 기자

대화문화아카데미가 주최하는 이번 콜로키움은 10월 1일부터 총 6회에 걸쳐서 진행되며 개신교에서 김경재 교수(한신대 명예), 이계준 교수(연세대 명예), 가톨릭에서 정양모 신부(다석학회장), 심상태 신부(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장) 등이 참여한다.

첫 번째 테이프는 김경재 교수가 끊었다. 동서양 사상을 넘나들며 기독교의 종교적 정체를 규명해 온 김 교수의 발표를 들으러 신학자와 불교학자, 인문학자, 목사, 스님, 수녀가 모여들었다. 그는 오늘 발표가 “정통기독교의 부활신앙을 대변하는 일은 아니며 개인적이고 신앙고백”이라는 말로 운을 뗐다.

그는 11세 때 등굣길 하수구에서 주검을 발견하며 섬뜩함을 느꼈다. 3년 동안 매일같이 상식(喪食) 올리는 가족을 보면서는 삶의 덧없음을 아프게 느끼기도 했다. 인생의 근본문제와 씨름했던 고등학생 때는 무등산 정상에 자주 올라 억새밭에 엎드려 ‘미세한 음성’을 기다렸다. 죽음의 실상을 뼈저리게 체험해 보려 공동묘지 잔디에 누워 명상 같은 것을 하기도 했다. 신학대에 입학해서는 죽음의 문제에 더 이상 짓눌리지 않았는데 “생명의 힘과 빛에 점유 당하여 자유의 경쾌함, 은총의 기쁨으로 충만했던” 그 시절 경험은 지금 가진 부활신앙의 뿌리가 됐다고 고백했다.

신학적 설명 하나 없이 체험적인 말들로만 자신의 부활 신앙을 소개한 그는, 이어 자신의 부활 신앙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성경구절들을 소개했다. “귀농생활을 시작하는 대학교수가 70 평생 농사를 지어온 농부의 조언을 귀담아 듣는 것이 당연하듯, 죽음 이후의 삶과 부활에 관한 견해에 관해서는 나와 비교할 수 없이 높은 경지에 도달한 예수와 바울, 요한과 야고보의 말을 듣는 것이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이지 않냐”는 것. 또 동아시아 풍토 속에 자란 자신이 동양종교의 사생관을 따르지 않고 그리스도교의 사생관을 선택한 이유는 자신이 경험한 “실존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성서종교의 해답이 보다 정합성 있고 포괄적인 대답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화문화아카데미 삶의 신학 콜로키움 '내가 믿는 부활' ⓒ이지수 기자

그의 부활신앙은 간단했다. 현재 향유하는 생명도 사후의 부활생명 못지않은 하나님의 창조적 선물로 생각하고, 육체는 언젠가 사멸할 것이 분명하나 그렇다고 사람이 단순히 분자생물학적으로 설명될 수는 없는 ‘생령’이라는 사실을 믿으며, 창조세계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닌 다차원적 실재라고 믿는다. 또 인생은 죽음으로서 일단 마감하지만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인간의 생명을 변화시켜 영생의 생명으로 인도할 거라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믿는다. 초대교회 신자들이 믿었던, 만물의 종말과 함께 죽은 자들이 나팔소리와 함께 살아난다는 ‘육체 부활’은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육체 그대로의 부활은 믿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덧입혀주시는 영적 몸’이 있다고 믿는다. 이처럼 자신은 “예수의 부활을 실존론적 해석으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실존론적 해석은 부활의 현실성에 대하여 빛의 스펙트럼의 하나처럼 한 측면만을 말할 뿐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다음 콜로키움은 11월 26일에 열리고, 이후 격월 1회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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