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가톨릭 개신교 학자들 모여 '한국영성문화학회' 출범

한국교회, 교리적 종교라는 게 문제.. 성서와 영성으로 일치해야

▲ 한국영성문화학회는 한국 가톨릭교회 226년, 개신교 126년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공동의 영적 유산을 나눌 것을 촉구하고 있다.

가톨릭교회와 개신교의 신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그리스도교의 다양한 영성 전통을 아우르고, 교회일치와 친교, 그리고 한국 그리스도교의 영적 성장을 위해 '한국영성문화학회'를 창립했다.

지난 10월 1일 가톨릭대 성심교정 미카엘관에서 열린 창립식에는 가톨릭대 총장 박영식 신부를 비롯해 가톨릭측 16명의 발기인과 한신대 총장 채수일 목사를 비롯해 개신교측 33명의 발기인 등 모두 70여명의 인사들이 참여해 기도회와 창립식, 그리고 1차 추계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창립식에서 임기 2년의 공동회장으로 가톨릭대의 최준규 신부(미카엘)와 한신대의 이금만 교수가 선임되었으며, 영성과 문화의 접목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한국영성문화학회는 영성문화 관련 학문 분야에서 석사학위 이상을 취득한 사람은 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기타 학사 학위 소지자들은 준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 학회는 매년 봄 가을에 학술대회를 열고, 영성문화지도사 양성에도 힘쓸 계획을 갖고 있다.

이날 축사에 나선 최인식 교수(서울신대)는 "한국교회의 문제는 교리적 종교라는데 있다"며, 한국교회는 삶으로 실천하며 사회적으로 소통하고, 문화적으로 적응하고, 교파간 분쟁을 해소하는 '영적 문화적 종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영성문화학회 최준규 신부(회장)는 영성을 다루면서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교육, 심리, 예술 등의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이 참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날 가톨릭측 대표로 회장이 된 최준규 신부는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의 공동기반은 성서와 영성"이라며, "학회를 통해 가톨릭과 개신교가 만나 우리 사회에 필요한 영성을 함께 탐구하고, 문화적으로 정착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창립식에 이어 열린 학술대회에서, 최준규 신부는 '가톨릭 전통에서 배우는 대안적 교육영성'이라는 발제를 통해 "비오 12세의 가르침대로, 교사들은 하느님의 사랑에서 비롯된 학생들과의 영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영혼의 교사가 되어야 한다"며, "교사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교회의 사도로서, 신앙의 증거자로서 자신의 능력과 재능이 아니라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시는 하느님의 능력을 증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발제를 맡은 유해룡 교수(장신대)는 '관상의 역사와 현대적 의미'를 다루면서, "그리스도교 영성 자체가 문화를 포함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건강한 영적 생활이란 관상과 활동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영성사 안에서 로욜라 이냐시오의 '활동 중의 관상'에 주목했는데, 이냐시오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을 찾았으며, 행하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께 영광을 되고자 하는 삶의 태도를 통해 하느님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냐시오가 제시한 '영신수련'은  "단순히 개인적 성숙에만 초점을 두지 않고, 사도적 삶을 통해서 공동체적이고 우주적인 성숙으로 확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 논찬을 맡은 구본만 신부(가톨릭대)는 "그리스도교 전통 안에서 관상과 활동은 선택의 문제나 우선순위의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과 일치를 추구하는 동일한 목적을 지향하는 과정의 두가지 표현방식"이며, 강조점에 따라서 관상과 활동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덧붙여 "완덕에 이른 영성가들에게는 언제나 관상과 활동이 일치된다"고 강조했다. 구 신부는 리지외의 소화데레사의 사례를 제시하며, "데레사 성녀는 일생동안 로마를 순례한 것 외에는 고향인 알랑송(프랑스)을 떠난 적이 없지만, 관상생활 속에서 평생 다른 영혼을 위해 보속하는 삶을 살았기에 교황 비오 12세는 그녀를 '선교의 수호자'로 선포했다고 소개했다.


2010년 10월 3일자 한상봉 기자  isu@nahnews.net  

(카톨릭뉴스 지금여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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