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가 교파 분열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교파간 연합의 시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그 희망입니다.”
6개 신학대학원이 연합으로 학술제를 열었다. 교수들이 아니라 20대 많게는 30대의 파릇파릇한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웨슬리의 사회적 성화’를 주제로 11일 감신대 등지에서 학술제와 체육대회를 개최했다.
▲NCCK 선교훈련원 주최로 열린 6개 신대원 연합학술제에서 한 학생이 토론에 참여하고 있다. ⓒ이지수 기자 |
NCCK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두 번째. 한국교회의 미래나 다름 없는 신대원생들이 재학때부터 에큐메니컬 운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NCCK 선교훈련원이 기획했다.
참여한 학교는 감신대, 구세군사관학교, 성공회대, 연세대, 장신대, 한신대다. 이후정 감신대 교수와 이봉규 구세군사관학교 사관이 발제하자 신대원 학생 6명이 질문을 던졌다. 이시림 학생(장신대)이 “웨슬리의 정치적 보수주의와 사회개혁 의지가 양립할 수 있는지”, 최혁수 학생(구세군사관학교)이 “사회참여에 대한 우리의 사명이라는 차원에서 비신자에 대한 성찬의 완전 개방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묻자 바쁘게 받아적던 이후정 교수가 성의있게 답했다. 청중석에 앉아 있던 김홍기 감신대 총장은 가장 활발한 토론자였다.
학술제는 교수들에게도 하나 됨의 장이었다. 이 교수의 발자에 장신대 박성규 교수가 논찬하고, 이봉규 사관의 발제에 김기석 성공회대 교수가 논찬하는 식으로 연합에 애쓰는 모습이었다. 사회는 강성영 한신대 교수가 맡았다.
이번 행사에 스탭으로 참여한 진희원 학생(한신대 신대원 학생회장)은 “여러 교단의 학생들이 한 데 모여서 열정의 시간을 나누는 기회가 흔치 않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것만으로도 뜻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감신대 전상아 학생은 “행사를 준비하면서 우리가 ‘우물 안 개구리’ 같았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교단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어떻게 신학하는지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행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구세군은 다른 학교와 분위기가 확연히 달랐는데 신선했다”고 말했다.
1회 학술제 이후 ‘같이 성명도 내고 하자’던 학생들은 이번에 처음으로 결의문을 함께 내며 연합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각 학교 학생회장(학우회장, 원우회장) 이름으로 낸 성명에서 이들은 “에큐메니칼신학대학원연합 학술제를 맞이하여 ‘하나되기, 하나살기’를 강력히 결단한다 (…) 생의 헌신을 결단하는 십자가 길 위에 선 신학생들의 눈은 어디를 향해있는가. 다양한 목소리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화음을 위한 이해의 섬김을 실천하고 있는가”라 묻고 “우리는 오직 같은 뜻, 같은 마음으로 오직 한 분, 우리의 생명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계명을 따라 ‘하나 되어 하나 살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소망한다”고 다짐했다.
다음 학술제는 내년에 한신대에서 열릴 예정이다.